▲ ‘테마형 룸살롱’에서 일하는 스튜어디스 복장과 교복 차림의 업소 아가씨들 사진이 한 인터넷 동호회 사이트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 ||
특히 최근 영업난으로 울상을 짓고 있는 일부 룸살롱 업소 가운데 지방을 중심으로 이른바 신종 ‘테마형 룸빵’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
이곳의 특징은 일본의 ‘이미지 클럽’을 모방한 것으로, 소위 ‘나가요걸’들에게 스튜어디스 복장이나 교복 등을 입히고 고객을 접대하도록 해서 마치 실제 스튜어디스나 학생들과 술을 마시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특정한 복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테마형 룸살롱’으로도 불리고 있는 신종 윤락의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그동안 일부 윤락업소에서 일본의 ‘이미지 클럽’을 모방한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그 정확한 실체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상에서 소위 밤문화 정보를 교환하는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이런 입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경향이다.
특히 최근 이곳을 경험했다는 서울의 직장인 박아무개씨(35)를 통해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대표적 ‘테마형 룸빵’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취재진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 부산을 중심으로 경남 일대에 이러한 신종 업소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클럽이란 일본 섹스산업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으로 통한다. 성매매 업소에서 여성들에게 군복, 간호사복, 수녀복, 기모노, 스튜어디스복 등을 입히고 남성은 자신의 성적 취향에 따라 여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일부 안마시술소 등지에서 이런 식의 영업을 차용하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확산의 단계에는 들어서지 않았던 터. 하지만 경남 김해의 N룸살롱 등에서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스튜어디스복과 교복을 입은 여성들이 등장, 남성들을 접대하고 있다.
이곳을 다녀온 박씨는 “말로만 듣던 일본의 이미지 클럽이 한국에 등장했다는 것이 놀라웠다”며 “중간중간 실제로 스튜어디스나 학생들과 술을 마시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박씨는 “이곳에 한 번 다녀온 후로는 평이한 정장차림의 나가요걸들을 보면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며 “중독성이 매우 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N룸살롱은 ‘북창동식 룸살롱 문화’도 접목시키는 방법으로 소위 대한민국에서 가장 화끈하고 이색적인 유흥을 즐길 수 있는 업소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40대의 한 직장인은 “확실히 뭔가 다르긴 다르다. 첫 ‘신고식’부터 화끈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진짜로 기내에서 스튜어디스에게 접대를 받는 환상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사업차 서울과 부산을 비행기로 자주 오간다는 박씨 역시 “약간 변태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업소를 다녀온 이후 비행기 탑승을 할 때마다 그 업소에서의 기억이 떠오른다”며 “김해에 이런 업소가 많은 것은 아마 근처에 공항이 있어서가 아니겠느냐”고 나름대로 추측하기도 했다. 그는 “내 소개로 이곳을 처음 접한 친구들 및 업체 관계자들도 모두 좋아한다”며 “다음에는 다른 유니폼을 입은 여성들과 한 번 놀아보자고 성화를 부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특정 직업을 연상시키는 복장의 나가요걸들이 ‘립안주 서비스’등으로 흥을 돋워 주면 오버해서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주변의 반응이다.
립안주 서비스란 일반적으로 젓가락이나 포크로 손님에게 안주를 집어 먹여주는 것과는 달리 나가요걸이 직접 ‘입술에서 입술로’ 안주를 전해주는 신종 서비스를 말한다. 이 서비스를 자주 받으려는 남성들이 연거푸 술을 들이켜 이른 시간에 ‘넉다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다양한 게임벌칙을 통해서 손님과 파트너 간의 친밀도를 유지하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이른바 ‘막아줘 벌칙’은 옷벗기 게임을 하면서 남성이 최대한 여성의 몸을 가려주어야 한다. 결국 여성은 벌칙이 많아질수록 남성의 몸 뒤에 숨게 되고 이를 통해 짜릿한 친밀감을 유도한다는 것.
‘얼음 돌리기’란 것도 있다. 남녀가 서로 교대로 앉은 후 얼음을 입에서 입으로 전달하는 게임. 최종적으로 얼음이 다 녹아서 다음 사람에게 전달해줄 얼음이 없는 사람이 벌칙을 받게 된다. 이 게임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키스가 이뤄지기 때문에 룸살롱 내에서 할 수 있는 게임으로는 최고라는 것이 남성들의 의견.
나가요걸들의 복장이 특이한 나머지 이들에게 전통적으로 불려 오던 호칭인 ‘나가요’라는 은어도 점차 변하고 있다고. 스튜어디스의 경우 ‘날아요’, 학생의 경우 ‘등교해요’로 불리며 손님들에게 색다른 언어적 감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는 것. 이 업소에서는 복장을 특별 맞춤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N업소의 한 관계자는 “서울도 그렇겠지만 지방 경제는 완전히 쑥대밭이다”며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손님을 끌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서 국내와 해외의 다양한 정보를 입수한 손님들이 많아 그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성인문화도 이제는 정보화 시대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남훈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