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클 옥주현 회사 소송전 휘말린 사연

벤처기업가로 변신한 여성 보컬그룹 핑클의 멤버였던 옥주현씨(24)가 소송전에 휘말렸다.

옥씨는 지난 2월 바이오 세라믹 건축 자재, 광촉매 관련 제품 제조 및 판매를 주업으로 하는 (주)더푸른생활의 대표이사로 취임, 벤처기업가로 변신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바이오 세라믹 등과 관련된 특허권 및 홍보자료 카탈로그 내용 등의 문제로 소송전에 휘말리게 된 것. 옥주현씨의 꿈을 가로막고 나선 이 사건의 내막은 무엇일까.

옥씨가 현재 대표이사로 있는 (주)더푸른 생활이 설립된 것은 2004년 2월16일. 이 회사를 설립한 주역은 중소기업인 중부산업의 이영춘 회장과 옥주현씨, 그리고 홍성진씨(현 파인세라믹연구소 대표) 등 세 사람. 이들의 관계를 보면 이 회장과 옥씨는 친분이 두터운 사이였고, 홍씨는 (주)더푸른생활의 비즈니스 모델인 바이오 세라믹 관련 건축자재(특허 명칭은 기능성 액상 세라믹 시멘트마감재 제조법이다)를 개발한 특허권 보유자였다. 옥씨와 이 회장은 자본을 댔고, 홍씨는 기술을 댄 셈이다.

이들은 법인 설립에 앞서 지난해 12월 한 가지 중요한 구두계약을 체결했다. 홍씨가 보유한 바이오 세라믹 관련 특허권을 (주)더푸른생활에 인계하는 계약이었다.

당시 계약 조건은 홍씨측(홍씨 외에 사업상 지원자가 세 명 더 있었다)이 회사 전체 지분의 49%를 갖고, 옥씨와 이 회장이 51%를 갖는 것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들은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문제가 불거진 것은 법인이 설립되기 바로 직전이던 지난 1월부터였다. 법인 설립 등기를 앞두고 이 회장과 옥씨측이 홍씨측을 상대로 지분 재조정 제안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

당시 옥씨와 이 회장측은 “회사가 설립된 후 영업상 문제가 있을 것 같으니 이미 계약을 했던 지분 조정내용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홍씨측이 받기로 한 지분(49%) 중 일부를 회사측에 넘겨달라”고 구두상으로 요구했다.

그러자 홍씨측은 당초 계약과 달라지자 옥씨측이 계약이행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 그가 맡기로 했던 (주)더푸른생활의 연구소장직을 내놓고 퇴사해 버렸다.

홍씨가 퇴사한 이후 (주)더푸른생활은 공식 법인으로 설립됐고, 당초 예정대로 사업은 추진됐다. 그러면서 옥씨측은 홍씨가 “계약을 위반했다”며 지난 3월 부천 중부경찰서에 홍씨를 고소했다.

그러자 홍씨측도 “옥씨측이 일방적으로 당초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고, 나의 특허마저 도용했다”며 옥씨측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중이다.

현재 양측이 첨예하게 맞붙어 있는 쟁점은 두 가지. 계약 위반 책임 소재와 특허 도용 여부가 그것.

우선 계약 위반과 관련, 홍씨는 (주)더푸른생활측이 지난해 12월 상호 합의한 구두계약에서 정한 지분 비율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등 계약을 어겼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 (주)더푸른생활의 카탈로그(위쪽 두 개)와 홍씨의 특허내용이 담긴 또다른 업체의 카탈로그.

당초 구두계약 내용에 따르면 양측의 지분비율은 49 대 51. 홍씨측이 받기로 한 지분 49% 중 20%는 홍씨 명의로 하고, 나머지 29%는 홍씨측 인사인 박아무개씨 등 세 사람이 나눠 갖기로 돼 있다. 이와 함께 (주)더푸른생활은 홍씨측에 특허권 차용 및 생산 설비, 실험기자재, 원재료비 등으로 2004년 8월까지 3억원을 지불하기로 서류상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홍씨의 주장에 따르면 옥씨측은 회사를 설립하기 직전 홍씨와 홍씨측 인사들의 지분 중 일부를 반환토록 요구했다는 것. 그 결과 홍씨측과 옥씨측의 지분은 당초 49 대 51에서 35 대 65, 18 대 82까지 조정됐었다.

따라서 홍씨측은 “당초 계약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지분을 조정한 것은 계약 위반이며, 향후 특허권을 뺏으려는 목적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옥씨측은 “홍씨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경찰에 홍씨를 계약위반으로 고소한 옥씨측은 “홍씨가 지분 변경을 인정하고도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고 회사를 떠나는 등 의도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는 설명이다.

(주)더푸른생활 이용우 이사는 “지난 1월 홍씨가 지분 변경 요청을 받아들였고, 이에 대해 2월2일 홍씨에게 계약금 5천만원을 지불했다”며 “그러나 계약금을 지불한 날 오후부터 홍씨와 연락이 전혀 되지 않아 부득이 고소를 하기에 이른 상황”이라고 밝혔다.

홍씨는 이에 맞서 “옥씨측이 자신의 연구실적을 토대로 학계 및 공인 기관이 수치화한 실험결과를 불법 도용해 카탈로그를 제작, 주택 건설업체 및 영업자에게 배포하고 있다”며 맞고소할 예정이다.

홍씨가 고소 대상으로 삼고 있는 (주)더푸른생활의 카탈로그는 10페이지 분량. (주)더푸른생활은 홍씨가 퇴사한 후 연락이 닿지 않자 바이오세라믹 관련 특허권 보유자와 계약을 맺고 영업용 카탈로그를 제작해 배포했다.

홍씨는 “(주)더푸른생활측이 배포한 카탈로그 내용을 보면 자신의 특허 내용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이사는 “홍씨에게 계약금을 지불한 이후 제작된 카탈로그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맞섰다. 특히 옥씨측은 카탈로그를 제작하면서 홍씨에게 계약금을 지급했고, 계속 계약을 유지하려 했기 때문에 홍씨의 연구 결과 등을 충분히 이용할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그 카탈로그는 1백여 부 정도 제작됐으며 2주 전부터 새로운 카탈로그 제작에 들어가 현재 시안이 나온 상태”라고 말했다.

오는 5월 2집 싱글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옥주현씨는 최근 남자친구와 결별한 데 이어 사업까지 법정소송에 휘말리게 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