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검찰, 유기농 식사 감탄”
금수원에서 생산하는 유기농 우유를 한 취재진이 들어보이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검찰의 한가한 모습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9일에는 유 전 회장이 은신한 것으로 추정됐던 금수원 뒤편 비밀 별장을 급습했지만, 유 전 회장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 검찰 내부에서는 유 전 회장이 지난 17일 전후로 비밀 별장을 빠져나갔다는 첩보가 돌았다. 결국 세월호 참사 이후 금수원에 머물렀던 유 전 회장이 비밀 별장에 머물다 이미 서울의 한 신도 집으로 빠져나갔다는 추측이 유력하게 떠올랐다. 검찰 관계자는 “꼭 서울로 한정하는 건 아니지만 금수원에서 빠져나온 건 맞다”고 인정했다.
때문에 지난 21일 검찰의 압수수색은 ‘뒷북’ 수사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특히 검찰은 금수원 외곽으로 500명가량의 경찰 병력을 투입해 사방을 지켰다고 했지만, 금수원 내부에서 각지로 퍼진 도주로를 완벽히 차단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금수원 한 인근 주민은 “솔직히 1만 명 정도를 투입해도 금수원을 다 커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도망갈 수 있는 지역이다”라고 전했다. 금수원 뒤편으로 이어진 산길은 수많은 도주로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검찰은 현재 유 전 회장에게 현상금 5000만 원, 장남 대균 씨에게 3000만 원의 현상금을 걸고 행방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큰 성과가 없어 수사가 장기화될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유병언 검거가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불상사 방지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해명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