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인권 변호사의 아내로 묵묵히 따라와 줘 고맙다”
설명=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아내 강난희 씨
최근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측이 24일 논평에서 “박 후보 부인 강난희 여사는 어디에도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항간에는 박원순 후보가 부인을 꽁꽁 감추고 있다는 소리도 들려온다”며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측은 “오늘 이후로 벌어지는 흑색선전에 대해 당사자와 유포자에게 가능한 모든 법적, 정치적, 사회적 책임을 묻겠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또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측은 “정치인 가족이라고 아무 근거 없이 고통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다시는 이런 추악한 선거문화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도 박원순 후보 부인의 잠적설을 제기한 정몽준 후보 측에 일침을 가했다.
26일 오전 진중권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박원순 후보 지난 번 선거를 통해 이미 검증됐다. 그러니 참신하게 네거티브할 것도 없다. 네거티브를 하려 해도 아내를 걸려니 내 아내가 걸리고, 아들을 걸려니 내 아들이 걸리고, 색깔론을 펴려니 내 아버지가 걸리고”라고 밝혔다.
이처럼 박원순 후보의 부인에 대한 갑작스러운 관심에 과거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저서도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박 후보는 당시 자신의 저서를 통해 아내에 대한 유언장을 미리 남겨 화제가 된 바 있다.
박 후보는 유언장에서 부인인 강난희 여사에게 “변호사 부인이면 그래도 누구나 누렸을 일상의 행복이나 평온 대신 인권 변호사와 시민 운동가로서의 거친 삶을 옆에서 지켜주느라 고되었을 당신에게 무슨 유언을 할 자격이 있겠는가”라며 “그래도 적으나마 수입이 있던 시절, 그 돈으로 집을 사고 조금의 여윳돈이 있던 시절, 내가 다른 가족들이나 이웃, 단체들에게 그 돈을 나누어주는 것을 옆에서 말리기는커녕 당신 또한 묵묵히 동의해 줬다. 당신도 내 낭비벽의 공범이었으니 나만 탓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 후보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때 조금이나마 따로 저축이나 부동산을 남겨두었다가 이럴 때 비밀스럽게 내놓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한다”면서 “당신에게 용서를 구할 게 또 하나 있다. 아직도 내 통장에는 저금보다 부채가 더 많다. 적지 않은 빚이 있는데, 다행히 나와 함께 일하는 간사가 내가 마구 쓰는 것을 견제하면서 조금씩 적금을 들고 있는 모양이니 조만간 많이 줄어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혹시 그걸 다 갚지 못한다면 역시 당신 몫이 될 테니 참으로 미안하기만 하다. 내 생전 그건 어떻게든 다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인다.
<다음은 박원순 후보가 아내에게 남긴 ‘유언장’ 전문>
내 아내에게
평생 아내라는 말, 당신 또는 여보라는 말 한마디조차 쑥스러워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아내라고 써 놓고 보니 내가 그동안 당신에게 참 잘못했다는 반성부터 앞서는구려.
변호사 부인이면 그래도 누구나 누렸을 일상의 행복이나 평온 대신 인권 변호사와 시민 운동가로서의 거친 삶을 옆에서 지켜주느라 고되었을 당신에게 무슨 유언을 할 자격이 있겠소. 오히려 유언장이라기보다는 내 참회문이라 해야 적당할 것이오.
그래도 적으나마 수입이 있던 시절, 그 돈으로 집을 사고 조금의 여윳돈이 있던 시절, 내가 다른 가족들이나 이웃, 단체들에게 그 돈을 나누어주는 것을 옆에서 말리기는커녕 당신 또한 묵묵히 동의해 주었소. 당신도 내 낭비벽의 공범이었으니 나만 탓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하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때 조금이나마 따로 저축이나 부동산을 남겨두었다가 이럴 때 비밀스럽게 내놓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하오. 그러나 후회해도 소용없는 법.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세금이나 고향에 부모님들이 물려주신 조그만 땅이 있으니 그래도 굶어 죽지는 않겠구나, 자위하지만 그래도 장래 우리 아이들의 결혼 비용이나 교육비에는 턱없이 부족할 테니 사실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는구려.
그러나 우리가 그랬듯 살아가는 동안 겪는 어려움과 고난은 오히려 우리 아이들을 더욱더 건강하고 강하게 만들 것이니 모든 것은 운명에 맡겨 두는 것이 좋을 듯하오.
당신에게 용서를 구할 게 또 하나 있소. 아직도 내 통장에는 저금보다 부채가 더 많다오. 적지 않은 빚이 있는데, 다행히 나와 함께 일하는 간사가 내가 마구 쓰는 것을 견제하면서 조금씩 적금을 들고 있는 모양이니 조만간 많이 줄어들 수 있으리라 생각하오. 그러나 혹시 그걸 다 갚지 못한다면 역시 당신 몫이 될 테니 참으로 미안하기만 하오. 내 생전 그건 어떻게든 다 해결하도록 노력하겠소.
내가 당신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난다면 몇 가지 또 처리해 줘야 할 일이 있소. 내가 소중히 하던 책들, 이사할 때마다 당신을 고생시키며 모아온 그 책들은, 우리 아이들이 원하면 가지게 하고 그렇지 않으면 어느 대학 도서관에 모두 기증해 주기를 바라오. 아무래도 법률책이 많으니 고시 관련서만 가득한 서울대 법대에 기능하는 것도 좋겠소. 그 책들은 내가 평생 이 나라와 여러 나라에서 소중하게 모은 것들 아니오? 당신 밥 한끼 사주는 대신 함께 모은 것들이니 한 곳에 전해져 그 분야에 관심있는 후학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소.
이미 안구와 장기를 생명나눔실천회에 기부했으니 그분들에게 내 몸을 맡기도록 부탁하오. 그 다음 화장을 해서 시골 마을 내 부모님이 계신 산소 옆에 나를 뿌려주기 바라오. 양지바른 곳이니 한겨울에도 따뜻한 햇볕을 지키면서 우리 부모님에게 못다 한 효도를 했으면 좋겠소. 원컨대 당신도 어느 날 이 세상 인연이 다해 내 곁에 온다면 나는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겠소. 그래서 우리 봄 여름 가을 겨울 함께 이 생에서 다하지 못한 많은 시간을 함께 지냈으면 하오.
그리고 내 마지막을 지키러 오는 사람들에게 조의금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소. 내 영혼은 그들이 오는 것만으로도 반가울 것이요. 내 부음조차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좋겠소. 신문에 내는 일일랑 절대로 하지 마오.
무책임한 남편이 끝까지 무책임한 말로써 이별하려 하니 이제 침묵하는 것이 좋겠소. 부디 몸조심하고 남은 인생을 잘 보내고 다음 세상에서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나길 바라겠소. 감히 다시 만나자고 할 염치조차 없지만 그래도 당신 때문에 내가 이 세상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었으니 나로서야 또 만나자고 할 형편이오. 어떡하겠소? 다만 이 모든 것을 용서해 주오.
출처 : 박원순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온라인 정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