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812 ‘칠순’ 넘었어도 스타일은 ‘첨단’
# 오번 852 SC(Auburn 852 SC, 1936년)
1920년대 중반부터 30년대 중반까지 미국 자동차산업을 선도했던 자동차메이커 오번이 제작한 럭셔리 카. 4588㏄ 8기통 엔진을 탑재해 150마력이 넘는 힘과 최고 167㎞/h의 속도를 발휘했다. 수려한 외관과 갈매기 모양으로 휘어진 범퍼가 인상적이다.
# 코드 812 S/C(Cord 812 S/C, 1937년)
미국 자동차 메이커 ‘코드’가 1937년에 생산한 812 S/C. 뉴욕현대미술관이 1951년 이 모델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선정했다.
미국의 자동차 메이커 ‘코드’가 대공황으로 문을 닫기 전 내놓은 명차(코드는 위에서 소개한 오번의 자회사이기도 했다). 미국 양산차 최초의 전륜구동 자동차로 꼽힌다. ‘코드 812’ 시리즈는 밀폐식 헤드라이트, 판을 겹겹이 쌓아 올린 듯한 라디에이터 그릴 등 독창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으로 당시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중 최고로 평가 받는 모델이 바로 812 S/C이다. 8기통 4730㏄ 슈퍼차저 엔진과 4단변속기가 장착돼 최대 195마력의 파워를 뿜어냈다. 최고속도가 180㎞/h에 근접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1951년 뉴욕현대미술관이 ‘코드 812’ 모델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선정하고 전시한 바 있다.
# 보크하르트 V2 싸지타(Volkhart V2 Sagitta, 1947년)
2차대전 직후 독일에서 보크하르트라는 공기역학자이자 엔지니어가 폴크스바겐 비틀을 베이스로 제작한 실험적인 자동차. 모델명 싸지타는 ‘화살’(혹은 화살자리)이란 뜻이다. 공기역학적인 설계로 공기 저항을 획기적으로 줄여, 비틀의 24마력짜리 1100㏄ 엔진을 달고도 무려 140㎞/h에 이르는 최고속도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차의 공기저항계수는 0.217(Cd)로 최근의 자동차들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한 예로 메르세데스 벤츠 CLA의 공기저항계수는 0.22이다.
# 탈보트(탈보) 라고 T26 그랜드 스포츠(Talbot Lago T26 GS, 1948년)
지금은 해체된 프랑스의 자동차 메이커 탈보트 라고가 내놓은 럭셔리카. 리어 타이어를 덮는 독특한 외관과 직선과 곡선의 조화가 시선을 끈다. 4500㏄ 6기통 엔진이 최대 170마력의 파워를 발휘했다. 최고속도는 약 170㎞/h. 과거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배럿 잭슨 경매에서 동일 모델(1947년식)이 203만 5000달러(약 20억 8000만 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 다프 55 시루로(DAF 55 Siluro, 1968년)
네덜란드 자동차회사 다프가 1968년 제네바모터쇼에 내놓은 콘셉트카.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반니 미첼로티가 당시 생산되던 소형 패밀리카 ‘다프 55’를 기반으로 설계한 미래형 자동차다. ‘시루로’란 모델명은 이탈리아어로 어뢰라는 뜻. 실버그레이 톤의 2인승 쿠페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차량 앞부분이 낮고 뒷부분이 높은 쐐기형 스타일이 특징이다. 1108㏄ 4기통 엔진이 최대 50마력의 파워를 냈다.
# ATS 2500 GT(1963년)
이탈리아 자동차메이커 ATS(Automobili Turismo e Sport)가 제작한 스포츠카. ATS는 페라리를 떠난 수석엔지니어 카를로 치티와 GT카(그랜드투어링카) 개발담당자 지오토 비자리니가 함께 설립한 회사로 4년간 레이싱카와 일반 스포츠카를 생산했다. 두 사람이 분노를 머금고 페라리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제작한 차가 바로 ATS 2500 GT였던 셈이다. 최초의 미드십 자동차 중 하나로 꼽히며, 독특한 헤드가 특징이다. 1963년 제네바 오토쇼에서 첫선을 보였다. 2500cc V8 엔진을 탑재해 245마력의 강력한 파워를 발휘했다. 최고속도는 257㎞/h로 당대 최고 수준이었다.
# 비자리니 P 538 만타(Bizzarrini P 538 Manta, 1968년)
페라리 출신으로 수년간 ATS에도 몸담았던 유명 엔지니어 지오토 비자리니가 세계적인 자동차디자이너 조르제토 쥬지아로와 함께 제작한 스포츠카. 1968년 토리노 모터쇼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모델명 ‘만타’는 영어로 가오리를 뜻한다. 독특한 스타일과 뛰어난 성능으로 1960년대 후반 이탈리아 슈퍼카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5300㏄ V8 엔진이 최대 355마력의 놀라운 힘을 뿜어냈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