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이 가결되기 전까지만 해도 민노당의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지난 11일 SBS가 실시한 조사에서 민노당 지지율은 7.2%, 3위 민주당(8.9%)과는 불과 1.7% 차이였다. <조선일보> 조사에서도 ‘정당투표 지지도’는 6.76%였다. 그러나 탄핵안이 의결된 12일 <문화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노당에 대한 당지지도는 5.7%. 불과 3∼4일 사이에 2%가량이 떨어진 것이다. 같은 날 MBC 여론조사에서도 당지지율은 4.1%였다. 이러한 결과는 대다수 언론사들 조사에서도 마찬가지.
똑같이 탄핵안에 반대했지만 ‘정신적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지지도는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는 점에서 민노당의 소외감은 더욱 컸다. 민노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친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의 당지지율은 10% 이상 뛰어오르며 4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총선 선대위 김종철 대변인은 “총선을 앞두고 탄핵안 가결이라는 큰 정치변수가 나와 민노당의 총선전술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위기의식을 갖게 된 민노당 지지자들이 열린우리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로 돌아서면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당 차원의 비상대책을 마련중이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당 내외에서는 ‘대선에서의 안 좋은 기억’이 재현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미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공조 파기’ 이후 지지율 급락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 노-정 공조 파기 전까지 4∼5%대를 유지했던 권영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실제 선거에서는 1∼2%포인트 정도 떨어졌던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2002년 대선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민노당 지지자들이 과거와 같은 사표심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득표율 하락은 크지 않을 것이며 총선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의 충격이 그 사이 많이 완화될 것이다”라며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4∼5% 정도의 지지율을 계속 보이고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신호라고 할 수 있다. 당에서 목표로 정한 10% 이상 득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