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5단독(판사 조은경)은 대학생 양 씨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상 모욕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80시간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양 씨를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지만, 양 씨가 올린 사진은 희생자의 관 상자가 택배와 같이 보이도록 정교하게 합성하지 않아 일반인이 볼 때 관 상자를 택배상자로 착각할 수준은 아니었다”며 “이 같은 점을 살펴볼 때 검사가 제출한 근거만으로는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려워 모욕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양 씨가 올린 사진을 본 사람들의 사회적 판단이 현저히 저하될 정도로 정교하게 사진을 올렸느냐 여부가 관건이었는데, 대법원 판례에도 긴 글을 통해 사실을 적시해 명예훼손한 사례는 있으나 사진과 단문 2문장으로 명예훼손을 판단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양 씨는 피해자의 모습을 왜곡시키고 희화화하면서 피해 유족을 경멸하고 비하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여 모욕죄는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5·18구속부상자회 측은 “최악의 경우 벌금형 선고까지 예상했는데, 집행유예는 젊은이들이 광주의 민주정신에 대해 왜곡된 역사관을 갖지 않도록 하는 하나의 선례가 되리라 본다”며 “명예훼손 혐의 무죄에 대해 법률자문을 거쳐 항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양 씨는 지난해 5월 일베 게시판에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의 관 앞에서 어머니와 누나 등이 오열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에 택배운송장을 합성한 게시물을 유포해 사자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5월 29일 결심공판에서 양 씨에 대해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