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현 지역구 의원인 한나라당 강재섭 의원과 한나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백승홍 의원 간의 2파전으로 예측됐지만 열린우리당 서중현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3파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대구경제살리기운동본부장인 서중현 후보는 무소속으로 표밭을 일궈오다가 노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탄핵 역풍’을 등에 업고 강 의원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3월20일 대구 MBC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강재섭 28.3% 서중현 26.5% 백승홍 12.5%’로 나왔을 정도로 서 후보의 기세가 무섭다. 서 후보측은 “듬직한 황소처럼 일해 정치판을 청정지역으로 바꾸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강 의원측은 “강 의원을 ‘대구가 낳은 큰 인물’로 키워보려는 대구 시민들이 이에 맞서려는 다른 후보들을 어떻게 보겠는가”라며 강 의원의 당선을 낙관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 체제로 탈바꿈하면서 ‘박정희 향수’가 대구 민심을 자극할 것이란 예상 역시 강 의원측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반면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백승홍 의원은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대구에서 당선된다는 공식을 깨 보이겠다”며 결전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이헌철 민주당 지구당위원장, 김상연 자민련 지구당위원장, 김기수 민주노동당 지구당위원장, 임은경 서구발전연구위원회 위원장 등이 표밭을 다지고 있다.
경북 경산·청도 - 권기홍 최경환 제 2의 대선
노무현 정부 첫 노동부 장관을 지낸 열린우리당 권기홍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경제특보 출신 최경환 후보의 대결이 펼쳐진다. 지난 대선에서 자웅을 겨룬 노 대통령과 이 전 총재 측근인사들간의 ‘대선 후속편’을 떠오르게 하는 동시에 경제전문가 대결이란 점도 눈에 띈다.
노 대통령 ‘탄핵 역풍’에 힘입어 권 후보가 앞서는 추세였지만 최근 ‘박근혜 효과’과 대구·경북(TK)지역에 휘몰아치면서 최 후보가 다시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3월22일 KBS 여론조사에선 권 후보가 36.0%의 지지율로 34.4%를 얻은 최 후보를 앞섰다. 그러나 27일 <조선일보>·갤럽 여론조사에선 최 후보가 29.2%를 얻어 25.2%의 권 후보에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후보측은 ‘힘 있는 여당 후보’ 이미지를 앞세워 대구지하철 연장, 경마공원 유치 등 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을 설파하고 있다. 반면 최 후보측은 권 후보가 노동부 장관직에 있을 때 빚어진 화물연대와 철도노조 파업, 두산중공업 사태 등을 들어 ‘노무현 정권 심판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 두 후보의 2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 이상수 후보, 자민련 박치구 후보, 민주노동당 손일권 후보 등도 표밭을 다지고 있다.
▲ 권영길, 이주영 | ||
민주노동당(민노당) 최초 원내진입을 자신하면서 출사표를 던진 권영길 대표가 한나라당에서 김문수 의원과 더불어 ‘대 노무현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이주영 의원을 쓰러뜨리고 목적을 달성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권 대표측은 “지난 수개월 동안 여론조사에서 계속 크게 앞서왔으며 창원 공단 지역 근로자들이 전체 투표인단의 30∼40%에 이른다”며 “노동운동의 메카인 창원 지역에서 권 대표가 노동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국회에 입성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인다. 지난 3월17일 창원 MBC의 여론조사 결과는 ‘권영길 28.0%, 이주영 14.8%’, 지난 3월21일 KBS 여론조사 결과도 ‘권영길 50.9%, 이주영 18.9%’로 나와 노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권 대표의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이주영 의원측은 “전형적 ‘화이트 칼라’인 권 대표가 노동자들의 대표임을 자처하는 것은 우스운 일 아닌가”라며 “한나라당에선 권 대표 연배의 분들이 상당수 불출마 선언을 했는데 노동운동가를 자처하는 권 대표가 원내에 굳이 들어가려는 것은 노동귀족을 꿈꾸는 영웅주의적 발상일 뿐”이라 비판했다. 이 의원측은 “박근혜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영남 지역 한나라당 지지율이 다시 오르고 있다. 진검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밖에 자민련 소속 김영선 창원노동정책연구소장, 국민통합21 소속 서선호 동광개발 대표 등이 표밭을 다지고 있다.
부산 중·동 - 한나라 정의화 우리 이해성
이 지역에서 ‘2강’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과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부산중·부산고 5년 선후배 사이다. 그러나 이들은 개인적 친분은 ‘잠시 잊고’ 각각 부산지역 한나라당 아성 유지와 ‘노풍’ 재점화를 위해 거센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현 지역구 의원인 정 의원은 부산 지역 의원들 중 지역구 조직이 제일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탄핵 역풍’을 등에 업은 이해성 전 수석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지난 3월21일 KBS 여론조사에서는 정 의원이 이 전 수석에 1.6%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다음날인 22일 부산 MBC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수석이 정 의원에 3.1% 앞선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로 혼전 양상이다.
이 전 수석은 “지역감정을 바탕으로 한 한나라당의 부산 지역 독점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 외치고 있으며 이에 맞서 정 의원측은 여권의 ‘총선 징발’ 인사인 이 전 수석이 지역에 기여한 바가 없음을 들어 지역구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 ‘호적수’ 공안검사 출신의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왼쪽)과 사형수 출신의 이철 전 의원의 대결은 총선 최고 승부중 하나. | ||
‘공안검사와 사형수’ 출신의 대결. 안기부 파견 근무 당시 용공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70년대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이철 전 의원이 맞붙게 돼 부산 지역 최고의 명승부처로 꼽힌다.
이 전 의원은 정 의원의 정치적 행적에 대한 거론은 자제하고 ‘책임 있는 여당 후보’ 이미지를 부각시켜 생산적인 지역발전 공약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 의원은 “차떼기 정당에 환멸을 느낀 부산시민들의 양심과 자존심을 믿고 있으며 그래서 승리할 것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나라당에서조차 공천 논란의 대상이 됐던 정 의원을 눌러 부산지역 전체에 열린우리당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다.
두 후보의 대결은 지난 3월20일 <한국일보> 여론조사 결과(이철 38.9% 정형근 21.0%)와 3월21일 KBS 여론조사 결과(이철 40.4% 정형근 21.8%)에서 보듯이 현재까진 이 전 의원이 앞서나가는 형국이다.
그러나 이 지역 3선을 노리는 정 의원은 “사형수였던 이철 전 의원이 기득권자가 됐고 나는 정권에 박해당하는 사람이 됐다”면서 여권 인사인 이 전 의원에 맞서는 ‘투사’ 이미지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두 사람 이외에도 이 지역에선 노태석 자민련 지구당위원장, 허봉환 사민당 지구당위원장 등이 표밭을 다지고 있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