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이혜경 부회장 소환조사, ‘가압류 직전 미술품 처분’…“수만명 피해자 내고 내 재산은 지키려고?”

[일요신문]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62)이 재산 압류를 우려해 보유하고 있던 미술작품을 미리 팔아치운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선봉)는 강제집행 면탈 혐의를 받고 있는 이혜경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2일 소환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동양그룹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수사 당시 재산을 압류당할 것을 우려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국내외 유명화가의 미술작품 수십 점을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61)를 통해 미리 팔아 현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동양그룹 주가조작 혐의 수사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홍 대표 사이의 수상한 거래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서미갤러리와 이 부회장 소유의 미술품 보관창고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유명작가의 그림과 조각 등 수십 점을 발견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그림을 사준 홍 대표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어 검찰은 홍 대표도 이 부회장 혐의의 공범으로 볼 수 있는지 법률 검토를 거쳐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재벌의 비자금 수사과정에서 자주 이름이 거론돼 수차례 검찰수사를 받은 바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딸이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65)의 부인이다.

‘동양그룹 사태’의 책임자인 현재현 회장은 동양그룹 경영권 유지를 위해 부실계열사의 사기성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판매해 개인투자자 4만여 명에게 1조 3000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구속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민웅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