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2년 7월 경기 하남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문세표’ 문학진 후보를 위해 노무현 당시 대통령후보가 지원유세에 나선 모습. | ||
그렇다면 ‘진땀 승부’가 연출됐던 이들 선거구에서 이번 17대 총선에서도 비슷한 극적 승부가 벌어질까. 최근까지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번 살펴보자.
16대 총선 당시 경기 광주 지역에선 한나라당 박혁규 의원이 민주당 후보였던 문학진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에게 불과 3표차로 승리해 문 전 비서관에게 ‘문세표’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선 문 전 비서관이 경기 하남 지역으로 선거구를 옮겨 리턴매치를 볼 수 없게 된 상황. 박 의원은 새 상대인 열린우리당 이종상 후보를 맞아 힘든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중앙일보> 3월26일자 여론조사 결과 박 의원은 16%를 얻어 30%를 얻은 이 후보에 크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30일 KBS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33.3%를 얻은 이 후보가 20.7%의 박 의원에 앞섰다. 지난 총선에서 ‘최소 표차 당선’과 함께 ‘최소 득표(1만6천6백75표) 당선’ 등 두 개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박 의원이 다시 한번 기록에 남을 명승부를 펼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서울 동대문을 지역은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였던 김영구 전 의원이 민주당 후보였던 허인회씨에게 11표 차이로 승리를 거뒀던 곳이다. 그러나 1년 후 대법원의 ‘선거 무효 판결’로 인해 김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고 지난 2001년 10·25재보선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당선됐다.
당시 김 전 의원에 이어 홍 의원에게까지 패했던 열린우리당 허인회 후보는 홍 의원과의 재대결을 앞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삼수’ 끝에 당선될 것이란 자신감을 얻고 있다. <중앙일보> 3월26일자 여론조사에서 허 후보가 31%, 홍 의원이 15%를 얻었고 3월30일 KBS 여론조사에선 허 후보가 40.7%, 홍 의원이 20.8%로 나타나 아직까진 허 후보가 홍 의원에 ‘더블스코어’ 차로 앞선 양상.
지난 16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신경식 의원이 자민련 오효진 후보에게 16표 차로 이겼던 충북 청원 지역에선 16대 총선에서 ‘진땀 승부’를 연출한 두 주역을 모두 볼 수 없게 됐다. 신경식 의원은 불법 대선자금 관련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가 정계은퇴를 참작해 최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또한 지난 2002년 6·13지방선거에서 청원 군수에 당선된 오효진 군수는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
한나라당 김광원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나선 김중권 전 청와대비서실장에게 19표 차 신승을 거뒀던 경북 봉화·울진 지역은 인근 선거구와 통합돼 영양·영덕·봉화·울진 선거구로 재편됐다.
<중앙일보> 3월26일자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 박영무 후보가 지역구 수성을 노리는 김광원 의원에 ‘20% 대 7%’로 크게 앞섰지만 <중앙일보>가 3월3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김 의원이 14%를 얻어 16%를 얻은 박 후보를 바싹 추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SBS가 3월2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가 28.9%, 김 의원이 26.3%를 얻어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16대 총선에서 20표 차 이내 박빙 승부를 연출했던 선거구들 중 이번 총선에서 ‘진땀 승부’를 연출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