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여신을 아내로… 김 감독 전생에 나라 구하셨나~
지난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리젠테이션 ‘만추’ 기자회견에서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로 우리는 알게 되었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친구가 되었고 연인이 되었다. 이제 남편과 아내가 되려고 한다. 서로의 모국어를 배워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존경하게 되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영화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증인이 될 것이다.”
두 사람의 ‘관계’를 놓고 의심어린 시선이 시작된 건 2011년께부터다. 2010년에 이어 2011년에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탕웨이는 한국영화와 영화계를 향해 높은 관심과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부산을 찾을 때마다 탕웨이의 곁에는 김 감독이 함께였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2012년에는 공개적으로 ‘부산데이트’도 즐겼다. 영화 관계자들이 대거 몰리는 해운대 해변 포장마차촌에서 소주잔도 기울였다.
급기야 ‘열애설’이 터졌다. 2012년 11월의 일이다. 당시 한 여성지는 두 사람이 교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해 7월 탕웨이가 경기도 분당에 13억 상당의 땅을 구입해 거주용 집을 짓기 시작한 것도 이들의 열애설을 부추겼다. 하지만 당시 탕웨이는 한국 에이전시를 통해 “친구 사이일 뿐 연인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의 입장도 같았다.
김태용 감독이 속해 있는 영화사 봄에 따르면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한 때는 2013년 10월이다. 당시 광고 촬영을 위해 한국을 찾은 탕웨이와 김 감독이 친구에서 연인이 됐다.
2004년 데뷔한 탕웨이는 2007년 리안 감독의 영화 <색,계>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색,계>가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중국은 영화가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탕웨이의 활동을 규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관객이 탕웨이를 원한 탓이다. 지금은 중국에서 제작되는 주요 영화의 주인공을 도맡으며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탕웨이가 굳이 규모가 작은 한국영화 <만추>에 출연을 결심한 배경은 영화가 담고 있는 감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만추> 개봉 당시 “굉장한 캐릭터여서 소화하지 못할까 처음에는 두려웠다”며 “하지만 감정연기는 배우 자신에게 도전성이 짙고 <만추>는 멜로의 고전이라 소중한 경험으로 생각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자극’한 작품으로 결국 결혼에까지 이르는, 러브스토리를 완성한 셈이다.
영화 <만추> 촬영 당시 스틸컷들.
결혼 발표 당시 김태용 감독이 머물던 곳은 중국이다. 그와 가까운 한 영화계 관계자는 “탕웨이의 부모에게 인사를 드리기 위해 중국에 갔다”고 귀띔했다. 탕웨이의 부친은 유명한 서예가다. 2010년 8월 탕웨이는 부친과 함께 영국 런던을 함께 찾았었다. 전시회를 보기 위해서였다. 마침 런던에서 김 감독은 <청춘의 십자로> 리메이크 공연을 열고 있었다. 탕웨이의 부친까지 합세했던 런던에서의 만남은 우연이었지만 결국 이들의 인연은 필연이 됐다.
탕웨이와 김 감독은 결혼식을 가족과 친지만 초대한 가운데 비공개로 치를 예정이다. 정확한 장소와 날짜는 알리지 않았다. 이들은 결혼 시기를 ‘가을’로 밝혔지만 ‘8월 결혼’에 대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김 감독과 가까운 한 영화계 관계자는 “두 사람이 8월 중 결혼한다는 소식을 최근 접했다”며 “준비를 모두 마치고 결혼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 같다”고 밝혔다. 예식은 한국에서 치를 예정이다. 이들이 자주 교류해온 지인 대부분이 한국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신접살림 역시 탕웨이가 매입한 경기도 분당에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탕웨이는 6월 중순과 월말 두 차례 서울을 찾았다. 모델로 활동하는 의류브랜드 화보 촬영을 위한 것이었지만 틈틈이 결혼 준비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인 6월 28일 방문 당시 1박2일이던 일정을 바꿔 하루 더 서울에 머문 것도 이런 이유였다.
결혼 뒤 탕웨이의 연기 활동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탕웨이가 김 감독과 가까워진 계기는 중국과는 사뭇 다른 한국 영화계 분위기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면서다. <만추> 개봉 당시 그는 배우와 감독, 관객이 한데 어우러져 대화를 나누는 한국영화 분위기에 반했고 더불어 김 감독과도 한층 가까워졌다.
영화계 또 다른 관계자는 “탕웨이는 언제든 좋은 시나리오가 있다면 한국영화에 참여하겠다는 생각”이라며 “아무래도 한국에 터전을 잡게 되면 출연 기회는 더 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