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구 작았지만 웃음소린 컸다
1. 웃음소리가 컸던 쾌활한 학생이었다.
정 내정자는 고3이 되어서도 앞에서 두, 셋째 줄에 앉은 착실한 학생이었다. 키가 커진 것은 졸업하고 재수할 때 쑥쑥 자란 결과다. 경북 의성 다인면 정미소집 아들로 여러 형제들 틈에서 자란 탓인지 구김살 없이 쾌활했다. 체구는 작았어도 웃음소리는 다른 아이들보다 컸던 게 가장 기억난다.
2. 토론으로 국사 선생님의 인정을 받다.
고2 때 선생님께서 삼국사기에 대한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을 말하며 삼국유사에 대해서는 야담 정도로 비하론(?)을 폈다. 이때 정내정자가 나서 사실만 적은 정사보다는 진행 과정이나 사실 이면에 숨은 인과관계를 기록한 야사를 통해 진실을 더 잘 규명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삼국유사에 기록된 단군 신화의 의미와 신라시대 향가와 설화 등의 역사적, 문학적 가치를 주장했는데 마침내 선생님께서 대단한 놈이라고 칭찬했다.
3. 바둑의 전략은 좋아하지 않는다.
바둑은 전략을 중요시하지만 술책도 동반한다. 하지만 정 내정자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의 작전에 말려들도록 수(?)를 쓰는 것은 일종의 사술이라고 생각하여 좋지 않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수두룩한 1, 2급 고수 친구들과 잘 어울리면서도 아직 5, 6급 수준밖에 못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