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제작 및 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미국인 영어강사 C 씨(29)에게 징역 2년 6월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초등학생을 가르치던 외국인 영어강사로서 C 씨가 청소년을 보호해야할 위치에 있었음에도 범죄를 저질렀고, 음란물이 유통돼 피해자들이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의 청소년 피해자는 사건 이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다 해외로 출국했다”며 “성인 피해자는 C 씨의 처벌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재판 과정에서 C 씨는 “청소년 피해자의 동의 하에 동영상을 촬영했다”고 해명했지만, 재판부는 “동영상을 촬영할 당시 피해자가 불편한 감정을 느낀 점을 인정한다”며 변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C 씨는 지난 2010년 8월 국내의 한 이성찾기 사이트에서 만난 여고생 A 양과의 성관계를 카메라로 촬영해, 이를 해외 포르노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C 씨는 대전 국제화센터에서 마련해준 숙소에 A 양을 불러 술을 마신 뒤, 방에 다각도로 미리 설치된 4개의 카메라를 동원해 상업적 목적으로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C 씨에게 피해를 입은 여성 중에는 동의 없이 동영상에 찍힌 성인여성 B 씨도 포함돼 있었다.
C 씨는 자신의 범행이 알려지자 지난 2010년 10월 중국으로 출국했으나, 아르메니아에서 검거돼 지난 1월 ‘범죄인인도 유럽협약’에 따라 국내로 이송돼 재판을 받았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