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몇십만원 받는다더니 통장엔 최고 1천만여원씩
A4지 한 장 분량의 문서에는 서울대 수의대가 지난해 12월30일 황 교수 연구원 27명에게 2억8천3백여만원을 배분해 입금한 내역이 기재돼 있다.
돈을 받은 연구원들은 총 27명. 이들은 개인당 4백만원에서 1천5백만원까지 거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황 교수팀에서 소 이식 대가로 불리는 장아무개 연구원은 1천18만원을, 2005년 논문 6저자인 김수 연구원은 6백30만원을 지급받았다. 황우석 본인계좌로는 5백만원이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황 교수 난자 공여 문제가 터졌을 당시 방송 기자와 인터뷰를 나누었던 정아무개 연구원은 1천1백34만원, 2004년 황 교수 논문 7저자로 최근 검찰 수사를 받았던 전현용 연구원은 5백13만원을 지급받았다. 줄기세포 연구팀장이자 2005년 논문 5저자인 권대기 연구원은 1천1백40여만원을, 8저자인 박선우 연구원은 1천4백99만원을 지급받았다.
이들이 받는 돈은 지난해 과학기술부로부터 ‘동물 복제 및 줄기세포 실용화 연구’ 목적으로 지원 받은 30억원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수의대 관계자는 “연구 사업에 포함된 연구원들은 지난 2005년 3월1일부터 올해 2월28일까지 매달 연구비를 지원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이전에도 실제로 연구원들이 돈을 받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황 교수 연구팀 석·박사들은 한달 연구비로 고작 60~80만원 정도를 받았다고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지난 6일 감사결과 보고를 통해 황 교수가 서울대 수의대로부터 인건비와 재료비를 받는 사람들의 계좌와 인감을 자신이 보관해 수의대가 인건비 등을 송금하면 그 돈을 찾아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문서상에서 일부 서류 조작을 의심케 하는 내용이 발견되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내역서에는 연구팀의 막내 연구원 네 명의 계좌로 가장 많은 액수인 1천5백만원이 입금됐다. 특히 세금이 일부 공제돼 원단위로까지 입금된 다른 연구원들의 경우와는 달리, 이들 계좌에 입금된 액수란에는 고스란히 1천5백만원이라는 숫자가 기재된 상태.
박아무개 연구원 계좌로 4백만원이 두 번에 걸쳐 입금된 것도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 또한 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진 방글라데시 국적 S연구원에게도 6백39만원이 입금된 것이나 이미 지난해 초 황우석연구팀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 이유진 연구원의 계좌에도 8백19만원이 입금된 점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유재영 기자 elegan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