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도 상도덕 지켜야’ 재확인
블로그 추천 글을 쓸 때는 대가성 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아래 사진은 지난 2011년 ‘깨끄미 사건’을 일으킨 파워블로거의 당시 블로그 메인화면.
이어서 11월에는 인터넷에서 공동구매 알선 대가로 상품 제공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않았거나 구매안전서비스 가입 등 소비자보호 규정을 이행하지 않은 47개 카페·블로그 운영자에게 법적 제재를 가했다. 특히 알선 횟수가 많고 대가로 받은 수수료가 높은 4개 파워블로거에 대해서는 과태료 2000만 원을 부과했다(<일요신문> 1019호 보도).
공정위는 지난해 하반기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일부 추천 후기는 광고주와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모호하게 표시하거나 단순 홍보글로 위장하는 등 불명확하게 표시해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알 수 없도록 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올 6월 다시금 지침을 개정하게 된 이유다.
이제부터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개할 때는 표준문구에 따라 ‘경제적 대가’ 또는 그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표현(현금, 상품권, 수수료, 포인트 등)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표 참조). 또 그 문구의 위치는 각 게재물의 처음 또는 마지막에 두도록 하고 글자 크기를 본문보다 크게 하거나 그 색깔을 본문과 달리하는 등 소비자들이 알기 쉽게 게재해야 한다. 광고주와 추천 보증인 사이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 광고주가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러한 공정위의 조치에 자영업자와 블로거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사진 관련 자영업자는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라고 환영하며 “대가를 받고 자료를 넘겨받아 작성한 상업적 글을 마치 자신이 경험한 것처럼 하는 행위는 선량한 경쟁업체와 소비자 모두를 기만하는 행위다. 대가를 받았다면 당연히 그러한 상황을 명시해야 한다. 상도가 지켜질 때 시장도 선의의 경쟁 하에 오래오래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 블로거는 “연예인들의 과대광고, 공영방송에서의 홍보, 신문사의 배너는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서 블로거만 문제를 삼으려고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하나의 포스팅을 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을 소비해야 하고 그 노력으로 수입이 생긴다. 또 세금신고도 성실하게 하는데 구체적인 수입 출처까지 밝히라 하니 기분이 나쁜 것은 사실”이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개정안 시행 한 달여. 블로그 마케팅 시장엔 어떤 변화가 있을까. 한 포털 화장품부문 파워블로거는 “파워블로거가 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왔고 나름 정직한 글을 작성하려고 노력했다”며 “때문에 협찬을 받거나 원고료를 제공받은 사실을 기재한다고 해서 방문자들이 바로 돌아서지는 않는 것 같다. 다른 블로거들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규정을 어겼을 경우 처벌을 받는 것은 광고주 쪽이기 때문에 블로거보다 업체 쪽에서 협찬 문구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구를 지정하거나 이미지 파일을 만들어서 제공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직장생활을 겸하고 있는 다른 파워블로거는 “대부분의 블로거들이 취미의 연장선상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 홍보를 통해 얻는 수익은 건당 5만~10만 원이고, 한 달 20만~30만 원 수익이 전부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있지만 크지는 않다”면서도 “반면 월평균 200만~300만 원,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둬 온 파워블로거들은 대가성 홍보가 드러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업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네티즌들에게 대가성 홍보로 알려지는 것에 난감해하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제품에 대해 과도한 칭찬이나 반복되는 문구사용은 지양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로그 마케팅을 자주 활용했던 한 자영업자는 “유료 마케팅이라는 사실이 공개되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좋은 평이 올라올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정직한 평가라고 해도 의심이 생길 것이 빤하니 앞으로 블로그 마케팅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열린사이버대학교 창업학과 황윤정 교수는 “이러한 사태는 블로거들이 처음에는 수익사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가 수익이 커지면서 발생한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상업적 이용을 명확히 밝히되 정직하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진다면 소비자의 신뢰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며 블로그 마케팅 시장에 대한 좋지 않은 색안경도 벗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
| 추천 보증 등에 관한 표시, 광고심사 지침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표준문구 ‘추천·보증 등의 대가로 현금, 물품 등을 지급받은 경우 ‘경제적 대가’ 또는 그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표현(현금, 상품권, 수수료, 포인트, 무료제품 등)을 사용하여 다음 표준문구와 같이 표기하여야 한다. <1> 저는 위 ○○상품을 추천(보증, 소개, 홍보 등)하면서 ○○사로부터 경제적 대가(현금, 상품권, 수수료, 포인트, 무료제품 등)를 받았음. <2> ‘유료 광고임’, ‘대가성 광고임’(글자 수의 제한이 있는 경우에 한함) ○ 명확한 표시 사례 <예시1> 파워블로거 A가 B 사의 20만 원짜리 살균세척기의 공동구매를 주선하기 위해 자신의 블로그에 추천 글을 게재하면서 B 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기로 한 경우 ⇒ ‘저는 해당제품의 공동구매를 주선하기 위해 추천 글을 게재하면서 B 사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기로 함’ <예시2> D 회사가 대학생 C에게 새로 개발한 게임 프로그램을 무료로 보내주고 C가 운영하는 게임동호회 카페에 홍보성 이용후기를 게재해 줄 것을 요청한 경우 ⇒ ‘저는 위 프로그램을 홍보하면서 D 사로부터 무료 프로그램을 제공받음’ <예시3> 저명인사 E가 G 사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고 자신의 트위터에 G 사 제품에 대한 홍보성 이용후기를 올린 경우 ⇒ ‘저는 이 제품을 홍보하면서 G 사로부터 현금을 받음’ X 불명확 표시 사례 <예시1> 경제적 대가를 받은 사실을 모호하게 게재하는 경우 ⇒ ‘이 제품은 A 사로부터 후원(지원)받은 것임’, ‘이 제품은 A 사와 함께함’, ‘이 글은 A 사 ○○제품 체험단으로 진행한 글임’, ‘우연한 기회에 A 사의 ○○제품을 알게 되었어요’, ‘A 사 제품을 일주일간 써보게 되었어요’, ‘이 글은 A 사의 ○○제품을 체험한 후 제가 느낀 점을 그대로 작성하였음’ <예시2> 단순 홍보글로 위장하는 경우 ⇒ ‘이 글은 정보/홍보성 글임’, ‘이 글은 홍보문구가 포함되어 있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