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고 섹스 즐기고…최상의 직업” 자랑
지난 5월 31일 안티잉글리쉬스펙트럼 단체인 ‘불법 외국어강사 퇴출을 위한 국민운동’의 운영자 P 씨는 좀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ES는 원어민 영어강사들의 구인구직을 명목으로 사이트 내에서 행해지고 있는 불법과 한국 여성에 대한 비하성 음란 게시물들을 묵인하고 있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원어민 강사 구직 통로로 알려진 ES은 하루 평균 600~700명가량이 방문, 정보를 교류하는 장으로 유명하다. 문제는 이곳이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일부 삐뚤어진 외국인들의 성적 해방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20년 이상을 미국에서 거주한 P 씨는 “만약 미국에서 한국남성이 미국여성을 비하하거나 성기에 대한 발언을 하면 총 맞아 죽는다”며 이 사이트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한국민 비하 게시물들의 심각성을 피력했다. 이는 한국을 얕잡아보는 백인 우월주의 하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는 얘기다.
이미 한 차례 철퇴를 맞은 바 있지만 ES에는 ‘나쁜 버릇’을 고치지 못한 원어민 강사들이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 사이트에 올라오고 있는 저질스럽고 비상식적인 글들은 한국여성에 대한 왜곡된 정보 일색으로 성기나 성행위에 대한 노골적 묘사도 눈에 띈다. ‘끝내주는 한국 계집(K─bitch) 꼬시기’ ‘한국창녀(K─slut)와 잠자리하는 법’ ‘처녀(untapped girl)공략법’ 등은 양호한 수준. 심지어 ‘초딩 꼬시기’ ‘중삐리(여중생) 먹는 법’ ‘고등어(여고생) 요리하기’처럼 연령별로 구체적인 유혹 비법까지 나돌고 있는 상태다. P 씨는 “ES의 게시글 중에는 차마 번역조차 힘든 수위의 글들도 상당수”라며 “한국여성에 대한 원어민강사들의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한국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음담패설‘Was she Korean?’(위)와,‘k-sluts’(아래). | ||
문제는 국내 최대의 원어민 강사 구직사이트로 알려진 ES가 비적격 원어민 강사들이 성적욕구를 발산하는 음란한 놀이터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 B 씨는 “원어민 강사들에게 ES은 유명하다”며 “이곳을 통해 ‘사흘 만에 팬티 벗기는 법’ ‘처녀 정복하는 법’ ‘3S하는 법’ 등을 공유하는 이들도 여럿 봤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영어강사는 ‘돈도 벌고 섹스도 할 수 있는 최상의 직업’이라고 자랑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라는 게 B 씨의 말이다. B 씨는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을 ‘저녁 식사(dinner)’로 표현, ‘맛있게 생겼다’ ‘한번 데리고 자야겠다’며 낄낄대는 경우도 있다”며 “밤에는 클럽 등을 전전, 문란한 생활을 하는 이들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그는 “이들의 행태를 보면 강사인지 부랑인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한국여성들과의 잠자리에만 혈안이 된 듯한 그들이 강사라는 명목으로 활개치고 있는 현실에 울분을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ES 자체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는 사이트에 ‘서울특별시 일산구 일산동’이라고 기재된 ‘엉터리’ 주소와 회사전화번호 없이 개인 휴대폰번호만 명시되어 있는 점, 대표나 조직에 대한 소개조차 없다는 점 등에 석연찮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또 공정위가 이용자의 편의와 신뢰성 문제를 감안해 사이트 개설시 약관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ES는 아무런 약관도 두고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특히 ES가 대표명의로 된 계좌까지 명시, 상거래를 하고 있어 충분히 의심해볼 만한 대목이다. 이를 두고 일부는 세금 포탈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또 일각에서는 무자격 원어민들에게 학위 및 졸업장 등을 허위로 발급해 주는 브로커들이 사이트 내에서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다는 의혹도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도 일부에서는 불법으로 규정된 원어민 강사의 파트타임 광고를 싣고 있는 ES의 운영방식에도 문제를 제기, 시정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정부기관에 넣는 동시에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ES의 영구폐쇄를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영어마을에서 발생한 원어민 강사에 의한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백인우월주의’와 ‘영어지상주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벌어지고 있는 안티 ES 집단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수향 기자 ls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