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자 소문 만발
그런데 <일요신문>의 확인 결과 김 씨의 이번 일본 방문은 처음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경찰청 폭력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김 씨의 일본 방문을 접하고 출입국관리 기록을 확인해본 결과 지난해 6월 출소한 이후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5~6회에 걸쳐서 꾸준히 일본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에는 일주일 정도의 짧은 기간이었는데 이번에는 무슨 일로 한 달씩이나 일본에 체류하는지 모르겠다”며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출국 목적은 그냥 관광 목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 씨의 동향을 담당하는 강남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김 씨가 7월 말 출국하기 직전 한 번 만난 적이 있다”며 “그 땐 별다른 얘기가 없어서 출국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김 씨의 경우 사회보호법 폐지로 완전히 석방된 몸이기 때문에 해외 출국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김 씨는 교회와 경찰서 등을 다니며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 생활을 반성하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겠다는 간증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서방파 행동대원으로 활동했던 이 아무개 씨(47)가 서울 반포동의 성인오락실 ‘바다이야기’ 업소의 이권에 개입해 폭력을 휘두르다 구속되면서부터였다. 이 씨는 한때 김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던 인물. 김 씨가 배후에 있다는 소문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서방파 부두목 출신 오 아무개 씨가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는 경찰 당국의 정보가 떠돌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 씨의 해외 출국에 대해 사행성 게임 비리 연루 의혹 외의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해외 이민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 같은 시각은 이번에 김 씨의 잦은 외유 사실이 밝혀지면서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과거 그의 ‘라이벌’이었던 조양은 씨가 최근 사업을 정리하고 해외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두 전직 보스들의 해외 이민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씨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해외 이민설에 대해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한 바 있다.
김 씨의 출국이 출국 당일 진주교도소 전 보안과장 이 아무개 씨(58)가 4년간의 도피 생활 끝에 검찰에 붙잡힌 것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씨는 김 씨가 수감됐을 당시 금품을 제공받고 전화기 사용 등의 편의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그간 자주 일본을 방문한 점으로 보아 일본에서의 또 다른 사업을 계획하고 있거나 아니면 현지 지인들과 동반 여행을 떠났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과연 김 씨는 일본에 왜 간 것일까. 현재 김 씨의 휴대폰은 꺼져 있는 상태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