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니액티브’ 스피드냐 ‘스트리트명문’ 뒷심이냐
지난해 8월 11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진 ‘SNTC(싱가포르)트로피’ 경주. 작은 사진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 헤니액티브(왼쪽)와 스트리트명문.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왕대(나이:3·성별:수·전적:12전2/1/0·마주:조용학·조교사:지용훈)=490kg 안팎의 당당한 마체의 경주마로 데뷔초에 기대를 모았고 또 부응하는 듯했다. 그렇지만 경주에 집중하지 못하고 모래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그동안 부진했다. 그러다 이찬호 기수와 짝을 이룬 직전경주에서는 훈련 때부터 차분한 모습을 보이더니 실전에서도 차분하게 따라가다 막판에 대역전승을 거뒀다. 객관적인 전력은 열세지만 악벽이 상당부분 고쳐졌다는 점과 막판에 상당한 여력이 있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마필이다. 복병!
장거리까지 활약했던 블루그래스캣의 자마로, 모계 형제 중에서도 블랙타입 우승마가 나오는 등 전반적으로 혈통도 우수하다.
#비그랜드(3·수·9전1/1/2·허남이·박종곤)=470kg대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이상적인 체격의 경주마로 그동안 성장속도가 다소 더뎠지만 직전경주에서는 뒷심이 한층 보강된 모습을 보이면서 2위를 차지했다. 경주로가 불량해서(기록이 잘 나옴) 기록 자체는 큰 의미가 없지만 1:14.8초대의 호기록을 작성했고 무엇보다 무리한 앞선 전개를 했음에도 끝까지 좋은 걸음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걸음이 소폭 터졌다는 분석이다. 도전!
부마 스키피온과 조부마 에이피인디, 그리고 외조부 그랜드슬램도 [G1]경주에서 여러 번 우승했던 강한 경주마였다. 뿐만 아니라 조모와 외조모도 블랙타입 경주 우승마였다.
#보란듯이(3·암·7전1/2/2·지대섭·김순근)=뛰어난 스피드와 근성을 갖추고 있지만 체격이 왜소해(430kg 안팎) 몸싸움에 약하고 종반 결정력도 부족해 큰 경주에선 좋은 성적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데뷔 초와 달리 선행과 선입으로 질주습성을 바꾼 것도 빠른 말이 많은 이번 편성에선 결코 유리하다고 할 수 없겠다. 단거리와 중거리에서 꾸준한 활약을 해준 포머로이의 자마다.
#클린업스타(3·수·8전1/3/1·민형근·서인석)=지난 5월까지만 해도 안정적인 성적과 함께 경주력도 꾸준하게 상승커브를 그렸던 말인데 체중이 빠지면서 급격한 하향세로 돌아섰다. 520kg 안팎이던 말이 현재는 506kg까지 줄어있다. 강한 훈련이 동반된 상황에서 체중이 회복된다면 도전 가능한 전력으로 보지만 이 중 한 가지만이라도 부족하다면 베팅은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00·2001년 연속으로 홍콩 스프린트 경주를 우승한 호주의 ‘팔브론(Falvelon)이 이 말의 부마다.
#불가항력(3·암·8전1/2/0·고영욱·배휴준)=암말이지만 순발력과 끈기가 무척 좋은 말이다. 한동안 고전해오다 최근 이쿠야스로 기수를 교체한 이후 2연속 입상을 했고 경주력도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직전 경주에선 1300미터에서도 무리한 선행 이후 굳히기에 성공하는 끈기를 보여줘 이번 경주 게이트만 잘 뽑는다면 이변을 기대할 수 있는 전력으로 보인다. 복병!
현역시절 불굴의 투혼으로 미국인들을 감동시켰던 스마티존스의 자마다. 스마티존스의 자마들은 국내에 10두가 도입됐지만 스마티문학 외에는 현재까지 특출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헤니액티브(3·거·3전1/1/0·박남성·정호익)=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신예지만 늦발주와 주행불량으로 데뷔전을 망쳤던 말. 그로부터 한 달 뒤에 재출전해선 조심스런 운영으로 2위를 했고, 직전경주에선 주행불량이 완전히 사라진듯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으며 여유있는 1위를 차지했다. 경주경험은 적지만 3세마이고 우려했던 악벽이 교정됐다는 측면에선 고무적이다. 주행재검에서 1000미터를 1:00.0으로 주파했을 정도로 스피드가 빼어난 말이라 잠재력면에선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단거리에서 활약한 헤니휴즈의 자마로 모계 혈통도 우수한 편이다.
#스트리트명문(4·암·11전1/0/2·남승현·박대흥)=513kg대의 덩치마로 암말이다. 11전의 전적이 말해주듯 안정적인 마필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힘이 차고 순발력이 보강되면서 전력이 호전됐다. 무엇보다 전력질주 거리가 길어졌다는 점은 1200미터 단거리에서 큰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후미에서 따라가겠지만 추격할 기회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우승후보!
중거리까지 뛰면서 2세 때만 활약했던 스트리트히어로우의 자마다.
#가속비상(4·거·15전0/4/1·명인환·김점오)=440kg대의 아담한 체격의 마필로 체격에서 기인한 것인지는 몰라도 안쪽에 갇히면 별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특히 모래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나마 직전경주에서 외곽에서 따라가면서 끈기를 보였다는 점이 위안이다. 객관적인 전력은 충분히 도전 가능하지만 큰 경주에 이름을 올리기엔 자기만의 주특기가 없어 자력입상은 어려워 보인다. 원하는 대로 레이스가 곱게 잘 풀여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복병!
주로 단거리에서 활약한 디와일드캣의 자마로 모계 또한 단거리 혈통이다.
#슈퍼서린(2·암·1전1/0/0·유희태·김양선)=2세 암말이고 이제 데뷔전을 치른 말인데 과감하게 큰 경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데뷔전에서 1:14.7초로 호기록을 작성했고 한창 성장기에 있는 말이라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도전!
[G1]대회에서 4전2/1/1의 호성적을 올렸던 미드십맨의 자마로 혈통상으로는 단거리는 물론 중거리까지도 잘 뛰어줄 마필로 분석된다.
#팬시폴리(3·암·2전1/0/1·권용수·박천서)=이제 3전째를 맞은 새내기다. 지난 5월 경주 이후로 뒤가 안좋아 치료 겸 휴식을 취하며 출전을 늦춰왔는데, 이번 경주를 복귀전으로 잡았다. 조금 일찍 훈련을 재개했다고는 하지만 공백기를 감안하면 훈련일수는 충분치 않아보인다. 남은 기간 훈련 내용과 컨디션을 잘 체크해봐겠다.
부마는 스키피온으로 앞서 설명한 비그랜드와는 부계 형제마다. 모계 쪽은 비그랜드에 비하면 명성이 많이 처지는 편이다. 그렇지만 혈통적 기대치는 도식적인 우열보다는 부계와 모계 양쪽의 친화력이 좋을 때 더 높기 때문에 앞으로 어느 말이 더 뛰어줄지는 아직은 모르는 일이다. 몸값 1800만 원짜리로 도입 초엔 큰 기대도 갖지 않았던 빅파워가 얼마 전 YTN배에서 우승하는 것을 우리는 지켜보지 않았던가.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