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온기’ ‘홈’ 공개하며 싱어송라이터 면모 뽐내…‘2억 기부’ ‘상암 인근 참외 배달’ 미담 줄줄이
무엇보다 임영웅은 ‘기본’에 충실하다. 가수의 기본은 당연히 노래다. 임영웅은 ‘미스터트롯’ 우승 직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참가자들은 일정 기간 TV조선과 계약을 맺고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부득이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 기간이 만료된 후 임영웅은 TV 예능 활동보다는 가수로서 앨범 발표 및 공연에 집중하고 있다. 팬들은 “더 자주 보고 싶다”고 아우성인데, 오히려 희소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공연에는 반드시 신곡 발표가 수반되어야 한다. 몇몇 K팝 그룹의 경우 신곡 없이 콘서트를 강행하려다가 팬덤의 반대에 부딪혀 취소한 사례도 있다.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 없는 ‘재탕’ 같은 수익성 공연에 반기를 든 셈이다.
이런 생리를 잘 알고 있는 임영웅은 콘서트 전 반드시 신곡을 공개한다. 2023년 시작된 전국 투어를 앞두고는 ‘두 오어 다이(Do or Die)’를 발표했고,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5월 6일 더블 싱글 ‘온기’와 ‘홈(Home)’을 공개했다. 두 곡은 발표 하루 만에 국내 최대 음원플랫폼인 멜론 톱100에선 ‘Home’이 1위, ‘온기’가 2위를 차지했다. 벅스 차트에서도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온기’ 뮤직비디오는 공개 하루 만에 120만 뷰가 넘었고, 16일 기준 310만 회를 돌파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임영웅은 ‘홈’ 작사에 참여했고, ‘온기’ 작곡과 작사를 모두 책임졌다. 특히 팬을 향한 마음이 남다르기로 유명한 그는 “그대 마음이 허전하다면 밤하늘의 별을 보며 날 떠올려요 / 난 곁에 있어 그댄 나의 친구야”(홈), “아무리 먼 길을 떠났어도 / 아무리 긴 시간이 흘러도 /이 길 끝에 떠오르는 태양을 만날 때까지 난 곁에 있어요”(온기)라는 제목을 통해 공식 팬덤인 영웅시대를 향한 그의 마음을 표현했다.
여기에 임영웅은 또 다른 시도를 한다. 4분 6초 분량의 ‘온기’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안은진, 현봉식 등이 출연했다. 그리고 임영웅도 연기에 도전한다. 이는 뮤직비디오에 그치지 않고 단편 영화로도 제작된다.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로서 콘텐츠의 확장성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거듭되는 미담 역시 임영웅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대목이다. 임영웅은 5월 8일 어버이날을 기념해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억 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기부자명은 자신의 이름이 아닌 팬클럽 ‘영웅시대’였다. 사랑의열매에 따르면 임영웅은 2021년부터 꾸준히 영웅시대 이름으로 기부를 해왔으며 누적 액수만 9억 원에 이른다. 이에 보답하는 뜻으로 팬덤은 임영웅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등 ‘선행 품앗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참외 미담’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영웅이 우리 집에 참외 갖다 줌’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상암이 야외다 보니 미리 음향체크를 한다. 비싼 참외를 집마다 다니며 ‘시끄러워 죄송하다’며 직접 배달해 줬다”고 적었다. 물론 임영웅이 이를 직접 배달한 것은 아니다. 연습실에서 음향을 체크하는 과정에서 소음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한 임영웅의 부탁으로 소속사 관계자들이 인근 주민들에게 사과의 뜻으로 참외를 전달한 것이다. 이런 작은 배려 하나하나가 임영웅 팬이 아닌 이들에게도 그의 존재와 됨됨이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평소 언론 소통이 많지 않은 임영웅은 이제 미디어에도 손을 내밀었다. 상암 월드컵경기장 공연을 언론에 공개한다. 임영웅의 공연은 초청권이 없기로 유명하다. 티켓을 구하기 위한 경쟁이 워낙 심하기 때문에 ‘관객 1명이라도 더 공연장에 모시기 위해’ 취재 편의도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임영웅은 2022년 서울 고척스카이돔 공연 때 기자들을 초청한 바 있다. 당시와 이번 프레스 오픈의 공통점은 ‘앙코르 공연’이라는 의미다. 해당 공연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이번에도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은 이를 접할 기회가 아예 없는 셈이다. 취재진을 초대하면 다양한 리뷰 기사가 나오고,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팬들 입장에서는 보도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공연을 접할 수 있다. 아울러 공연 취재 기회를 얻지 못했던 언론을 챙기는 기회가 된다.
이처럼 4년의 기간 동안 임영웅이 그 위상을 이어온 데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영화 ‘기생충’ 속 명대사를 빌리자면, 그의 행보에는 ‘다 계획이 있는’ 셈이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