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는 창당작업이 예상보다 조직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선구도의 결정적 변화를 가져올 이른바 ‘MJ발(發) 신당 쿠데타’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즉 그가 표방한 원내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할 거라는 얘기다. 정 의원 자신도 “신당 창당 때 의원 20명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반대 시각도 있다. 신당을 만들더라도 원내교섭단체까지는 힘들다는 게 요지다. 현재 각 정파들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검증과정을 통한 정 의원의 인기하락이 주요 논거다. 박근혜 의원의 한국미래연합 꼴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가 한 예다. 그렇다면 과연 ‘MJ신당’에 참여할 의원들은 얼마나 될까. 또 신당의 파괴력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정치권에서는 정 의원의 원내정당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시각 또한 마찬가지다. 대선전략을 짜는 한 핵심관계자는 “MJ신당이 원내 제2정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사실 친노반노로 ‘쩍쩍’ 갈라지는 민주당의 내분사태는 ‘정몽준당’의 교섭단체 가능성을 훨씬 높여 주는 동인이다. 현재 민주당 내 탈당 불사파로 분류되는 의원들로는 김원길 박상규 김영환 송석찬 의원 등 10여 명에 달한다. 대부분의 중도파 의원들도 “노무현 후보로는 안된다”는 분위기다. 정 의원으로서는 민주당의 현 사태가 나쁘지만은 않다. 그는 “민주당이 변화의 기회를 맞고 있다” “(신당에) 현역의원이 많을수록 좋을 것이고 탈당 의원들과 좋은 시점에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에게는 세 확보를 위한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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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월17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몽준 의원. MJ신당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가 될지 정가의 관심이 쏠려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하지만 정 의원으로서는 급할 게 없다. 민주당 내에서는 통합신당과 상관없이 MJ신당에 동참하려는 부류가 만만찮다. 이인제 의원의 핵심측근인 박범진 전 의원이 지난 16일 정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MJ측에 합류한 사실이 대표적인 예다. 정 의원측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안동선 의원은 참여인사의 규모에 대해 “의원들의 의사를 대충 취합해 보면 30여 명 정도 된다”고 말해 MJ신당에 기대를 거는 이들이 많음을 내비쳤다.
물론 친 노무현 후보 진영에서는 이탈세력을 많아야 다섯 손가락 이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노 후보의 정무특보 천정배 의원은 “마음이 떠난 사람이 없지 않지만 그쪽(MJ)에 갈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후보가 18일 선대위를 구성하자, 반노비노측은 연합전선까지 만들면서 집단행동 태세를 보이고 있고 또한 이들은 정 의원에게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MJ신당이 유력한 정당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소수 정당으로 전락한 자민련으로부터도 기인한다. 사실 원내 의석 수 14석으로 캐스팅보트 역할도 못하는 자민련으로서는 돌파구를 찾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8일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정 의원이 비밀회동을 가져 정치권이 이들의 연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회동 직후 양측은 “별 얘기 없었다”고 발뺌을 했다. 그러나 이들의 회동을 단순한 만남으로 보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정 의원측이 현재 자민련과의 연대에 한발 물러선 듯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구시대와의 연합’이라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MJ측 강신옥 전 의원이 “창당하기도 전에 구시대 세력과 함께 하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밝히긴 했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정 의원은 18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국민통합으로, 뜻만 같으면 이미지에 상관없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며 JP와의 연대를 강력 시사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도 “종국적으로는 자민련과 MJ신당은 함께 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인사는 “JP-MJ 회동 후 자민련이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이유는 MJ신당에 처음부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전략”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자민련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최근 정 의원과 김 총재의 회동 내용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JP 주변에서 나오는 얘기를 종합하면 정 의원은 8일 비밀회동에서 JP에게 선배로 깍듯이 모시겠다는 말을 한 것 같다. JP는 정 의원이 세 규합에 상당한 애로를 느끼는 것 같다고 봤던 것 같다. 그러나 JP가 당장 정몽준 신당에 가세할 가능성은 없다.
노무현 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같고 있는 JP로선 일단 외곽에서 정 의원을 도울 생각인 것 같다. 정몽준 신당이 어느 정도 세력을 얻고 지지율도 계속 유지되면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이인제계 의원들 10여 명도 가세할 것이다.” 정 의원의 신당에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 한두 명이 참여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정 의원측도 MJ의 지지가 계속되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병풍으로 타격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한나라당에서 이탈하는 세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1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의원들을 두루 만나고 있다”고 밝혀 영입을 위한 물밑 접촉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MJ측 신당에 참여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일단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지지기반 있고 의욕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선출마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정 의원의 출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인사는 “영남권의 한 의원이 MJ신당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MJ신당의 영향력은 이를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반응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 의원의 대선출마에 대해 당초 별 것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 의원들과 기타 세력들의 움직임을 볼 때 ‘정몽준당’이 ‘그랜드 플랜’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가 18일 “노무현이나 정몽준 둘 다 DJ 추종세력”이라며 정 의원을 깎아 내린 것도 일면 MJ신당의 가능성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은 MJ신당의 파괴력은 교섭단체 구성여부와 함께 막판 대선구도도 중요한 한 대목으로 보고 있다.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문제가 대표적이다. 정 의원이 선거 직전 노 후보와 담판을 통해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 이회창 후보에 버금가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 정 의원은 현재로서는 부정적이다.
그는 “인위적인 선거구도 변경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회창, 노무현, 정몽준 3자구도에 대해 정 의원은 “이 후보에게 유리하니 필패라고 하지만 나는 꼭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정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원내정당을 만든 후 본선에서 한번 해볼만하다는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