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집? 그 여자 집? 레스토랑? 어디서 술 마셨나
이병헌.
과연 술을 마시며 음담패설을 나눴다는 장소는 이병헌의 집일까, 아니면 이병헌을 협박한 여성들 가운데 한 명의 집일까. 이처럼 사건 장소마저 불분명한 까닭은 경찰의 모호한 발언 때문이다.
애초 경찰이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해당 장소를 ‘이 씨의 집’이라고 언급했다. 경찰이 언급한 ‘이 씨의 집’이 이병헌의 집이 아닌 협박 여성의 집이 될 수도 있는 까닭은 협박 여성 가운데 한 명도 성이 이 씨이기 때문이다. 경찰과 취재진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충분히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기자들이 ‘이 씨의 집’이라는 경찰의 발언을 ‘이(병헌) 씨의 집’으로 받아들여 사건 초기 기사에는 술자리 장소가 이병헌의 집으로 언급돼 있다.
그렇지만 이후 경찰은 음담패설이 오간 술자리가 이병헌의 집이 아닌 이병헌에게 협박을 가한 20대 여성의 집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경찰이 거듭되는 브리핑 과정에서 말을 바꿨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반면 이병헌 측은 전혀 다른 입장이다. 클럽에서 술자리를 시작해 ‘이 씨의 집’으로 이동해 계속 술을 마시다 음담패설이 오갔다는 경찰 측의 설명과 달리 이병헌 측은 레스토랑에서 처음 만나 자리이동 없이 술을 마셨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음담패설이 오간 장소 역시 ‘이 씨의 집’이 아닌 레스토랑이라는 게 이병헌 측의 주장이다.
이처럼 서로의 주장이 엇갈려 정확한 장소가 어딘지는 경찰의 종합적인 수사 결과가 발표돼야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 50억 짜리 음담패설의 내용은?
이병헌 협박 혐의를 받고 있는 걸그룹 글램 다희와 연예인 지망생 이 아무개 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3일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분 역시 경찰은 자세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경찰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당시 술자리에서 오간 음담패설이 그리 노골적인 수준은 아니었다고 한다. 성적 취향에 대해 얘기하는 등 성 관련 대화가 오가긴 했지만 매우 노골적인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왜 두 20대 여성은 무려 50억 원이나 되는 거액을 요구했던 것일까.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두 협박범이 경찰 조사에서 이병헌이 월드스타이기 때문에 50억 원이라는 거액을 요구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실제로 이들이 요구한 금액도 50억 원이 아닌 10억 원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물론 이병헌이라는 월드스타와 사적인 술자리를 갖으면서 음담패설로 볼 수 있는 대화를 나눴다는 것 자체가 다소 눈길을 끄는 사안이긴 하다. 이병헌의 소속사 역시 공식입장을 통해 이번 사건의 핵심을 음담패설 자체보다는 대중들이 궁금해 하는 유명 연예인의 평소의 모습을 악용한 악질적인 범죄임을 분명히 밝혔다.
# 추가 정황은 없나?
연예인 관련 사건의 경우 경찰 수사와 또 다른 방향에서 움직이며 대중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별개의 사안이 있다. 바로 악성 루머다. 이병헌 협박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하루 정도 지난 시점인 지난 3일부터는 다양한 악성 루머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역시 핵심은 당일 술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다. 이를 두고 별의 별 정체불명의 악성 루머들이 나돌고 있다.
걸그룹 글램의 다희.
한편 지난 3일 이병헌 협박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걸그룹 멤버 다희가 변호사를 선임했다. 다희의 소속사 차원의 변호사 선임은 아니고 다희의 부모가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희가 변호사를 선임함에 따라 다희 측이 이병헌에 대한 반격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경찰서에서 변호사를 접견한 다희는 잘못을 시인하고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은 이병헌에 대한 반격이 아닌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의 통상적인 변호사 선임으로 풀이된다. 현재 다희 측이 변호사와 함께 추후 행보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과연 다희 측이 앞으로 어떤 대응을 보일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