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입성 ‘일단멈춤’
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3월 말에 출국해 아직 해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회삿돈 횡령혐의 등으로 기소돼 IOC 위원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지 13개월 만에 위원 자격을 회복해 다시 활동반경을 넓히게 됐다. 김 회장은 이건희 박용성 회장 등과 더불어 가장 활발하게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펼치는 재계인사로 꼽힌다.
이렇다 보니 재계 일각에선 ‘김승연 회장이 IOC 위원직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마저 나돌았다. 대기업 정보 담당자들 사이에선 ‘한화가 최근 스포츠 업계 마당발로 알려진 언론인을 영입했다’는 이야기가 흘러 다녔다.
그러나 이번 폭행 사건으로 김 회장의 국제무대 활동은 당분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당국의 김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에 이어 김 회장 측이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공언했기 때문에 당분간 그가 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발판으로 IOC 위원 입성의 꿈을 그려왔을지도 모르는 김 회장은 일단 국내 여론의 뭇매를 피하는 데 주력해야 할 참이지만 그의 향후 해외일정은 여전히 주목을 받는다.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과 글로벌 경영 같은 국위선양 차원의 국제활동을 자주 벌여 왔지만 그의 해외 행적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 1993년 외화를 빼돌려 미국에 호화주택을 구입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04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 당시엔 출국금지 조처가 내려지기 하루 전에 전격적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도피성 출국’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인수 과정에서 빚어진 이면계약 논란 때문에 예금보험공사와 국제중재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잊혀질 만하면 사회면에 등장하는 ‘돌출행동’이 김 회장을 자승자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