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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전략서’ 중 전략전개 요약 부분. | ||
6·5 재·보궐선거에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장인태 열린우리당 후보 캠프에선 ‘김혁규 총리 카드’를 최대 무기로 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요신문>이 최근 입수한 ‘장인태 후보 당선을 위한 선거전략서’(이하 전략서)에서 입증됐다. 이 전략서는 장인태 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열린우리당에 입당(5월6일)한 이후, 김태호 전 거창군수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17일)되기 전에 작성된 내부 문건이다.
따라서 김혁규 전 경남도지사(현 대통령 경제특보)가 차기 총리로 적합하냐를 놓고 여야가 한창 공방을 벌이고 있던 5월 중순께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 후보 선거캠프의 고위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전략서는 A4용지 23장 분량. 전략서에는 ‘김혁규 총리 카드 활용론’과 ‘노무현-김혁규-장인태 3인방론’ 등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특히 ‘민주노동당 후보 표=사표(死票)’로 규정하고 있어 반발이 예상되며, ‘열린우리당 대주주=경남’이라고 밝히고 있어 지역감정을 부추길 소지를 안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0일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 등 당 지도부와 만찬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우여곡절 끝에 공식 입당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이 김혁규 특보의 총리 기용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상생이라는 것은 상대방 주장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무조건 자기 주장이 옳으니 따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김 특보의 총리 기용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하지만 김 특보를 언제쯤 총리로 지명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대체로 6·5재보선이 끝나고 17대 국회가 개원(6월7일)한 이후에나 차기 총리를 지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김 특보의 경남도지사 사퇴로 권한대행을 맡았던 장 후보 캠프에선 일찌감치 ‘김혁규 총리 카드’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한 것을 밝혀졌다.
전략서에 따르면, 장 후보 캠프에선 6·5 보궐선거를 ‘17대 총선의 연장선’이며, ‘열린우리당의 전국 정당화 시험대’로 규정했다. 경남지역 정서에 대해선 ‘YS, 노 대통령을 배출한 잠복된 자부심’이 있는 반면 지역 민심에는 ‘김혁규 배신자론’도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김 특보가 지난해 12월 한나라당을 탈당,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것을 놓고 ‘김혁규=배신자’라는 정서가 배어있다는 것.
이에 장 후보 캠프에선 김 특보에 대한 부정적인 경남 민심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따라 승패가 달렸다고 보고 있다. 전략서에 따르면, 우선 ‘김혁규 전 지사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특보가 ‘정치개혁, 지역주의 해체, 비전 있는 정당 선택’을 위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는 점을 유권자에게 호소하겠다는 것. 이를 통해 ‘김혁규 전 지사에 대한 배신감을 보상(지역경제 발전 기대) 심리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만큼 경남 민심은 아직도 ‘김혁규=배신자’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장 후보 캠프에선 ‘김혁규가 한나라당을 버린 것인지는 모르지만, 경남도민을 배신한 것은 아니다’라고 유권자를 설득한다는 전략. 그러면서 ‘대통령 노무현-국무총리 김혁규-경남도지사 장인태’ 트리오를 떼려야 뗄 수 없는 ‘한몸’으로 규정했다.
이는 전략서에서 언급하고 있는 선거 5대 전략을 통해 구체화돼 있다. 5대 전략은 ▲경남 3인방론 ▲일하는 도지사론 ▲양자구도 전략 ▲장인태 후보의 캐릭터 전략 ▲고공전술 등.
우선 ‘경남 3인방론’을 들여다보자. ‘노무현 대통령-김혁규 총리-장인태 지사 등의 원스톱 라인(ONE-STOP-LINE)을 강조’하겠다는 게 요지다. 이들 3인방을 한 묶음으로 해서 표심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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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혁규 대통령 경제특보 | ||
민주노동당은 지난 12일 임수태 도당 대표를 후보로 확정했고, 지난 21일 후보등록까지 마치고 표밭을 누비고 있는 상황. 그런데 장 후보측이 ‘민노당 지지표=사표’로 규정하고 있어, 민노당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장인태 후보의 캐릭터 전략’의 핵심은 ‘장 지사가 당선되면 총리가 경남에서 나오고, 낙선되면 어렵다’는 점을 설파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는 다섯 번째 전략인 ‘고공 전술’로 연결된다. ‘경남에서 총리가 나오는 것이 좋습니까? 싫습니까?’는 물음에 경남 유권자 대다수가 ‘총리 OK’를 선택하면 ‘장 후보가 지사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대로 ‘총리 NO’가 많을 경우엔 낙선할 것이라는 게 장 후보측의 판단. ‘총리 OK’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김혁규 총리설이 흔들리고 있다. 때문에 장 지사를 당선시켜 확고한 기반을 마련해 주자’고 유권자에게 호소한다는 방침이다. 그만큼 ‘김혁규 카드’가 경남 표심의 향배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장 후보측은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부정적) 전술’도 고려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전략서에 따르면 ‘김혁규 배신론의 발원지는 영남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김형오, 김무성 등)의 기득권 방어 전술’에서 비롯됐다고 밝히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경쟁후보인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에 대해선 ‘핸섬한(잘 생긴) 외모, 다양한 선거경험, 젊음’ 등을 장점으로 꼽으면서도 ‘연륜과 중량감 미흡, 전문성이 떨어짐, 국제감각 미흡’ 등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또한 ‘집권여당(열린우리당)의 실질적인 대주주는 경남’이라고 규정짓고 있어 지역감정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을 받을 공산이 크다.
장 후보측은 1차 전략적 타깃으로 20∼40대의 남·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 밀집층과 화이트칼러(사무직 노동자), 학생 등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다. 2차 타깃은 주부와 20∼30대 남성 가운데 민노당 지지자, 3차는 블루칼러(생산직 노동자)와 자영업자, 농어민 계층이다. 특히 20∼30대 민노당 지지 남성에겐 ‘민노당 지지→사표론, 민노당을 인정한 정당은 우리당뿐이다→동반자론, 변화·개혁 공동 수행론→동반자론’ 등을 내세워 민노당 지지표를 장 후보쪽으로 유도한다는 전략. 장 후보측은 그동안 ‘노인·장애인 문제 등 복지정책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보완대책을 마련, 40대 후반과 50대 이상 유권자에게 한 표를 호소할 계획이다. 지역별로는 김해권(양산, 밀양)과 창원권(마산, 진해), 진주권(사천) 등 3대 거점 도시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