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많은 여배우들과… 세상이 발칵
몇몇 구설수는 있었다. 2004년엔 두 명의 틴에이저와 문제가 있었다. 그들은 진관희의 댄스 동작을 흉내 내며 조롱에 가까운 행동을 하더니 갑자기 진관희를 폭행하고 달아난 것. 진관희는 도주하는 그들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지만, 부모들의 애원으로 선처해 주었다. 2007년엔 택시 운전사와 다투었다. 밤 늦게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차고 앞에 택시가 서 있었던 것. 경비원이 차를 빼라고 하자, 아직 손님이 내리지 않았다며 운전수는 시비를 걸었고, 이에 진관희는 차에서 내려 택시를 발로 차고 급기야 차 유리를 모두 깨 버렸다. 결국 수리비를 보상하고 벌금을 낸 뒤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었다.
6년 전 인터넷에 떠돈 장백지(왼쪽)와 종흔동의 노출 사진. 진관희의 컴퓨터에서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1월 29일, 결정적 사진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홍콩의 톱배우 중 한 명이었던 장백지. 타투는 변명의 여지없는 증거였고, 장소도 장백지의 집이었다. 결국 19명의 경찰이 수사에 뛰어들었고, 장백지의 변호사는 그러한 사진 유포가 악의적이고 부도덕하며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조용히 홍콩을 떠나 보스턴에 머물던 진관희는 자신의 블로그에 2월 4일 90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사진 속의 모든 여성들에게 사죄하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비웃듯, ‘Kira’라는 닉네임을 쓰는 업로더는 수백 장의 사진을 더 올렸고, 조만간 32분짜리 화끈한 동영상을 추가로 올리겠다는 예고까지 했다. 그리고 이틀 후, 샤워를 하는 젊은 여성의 사진 세 장이 올라왔다. 주인공은 18세의 양영청. 진관희의 연인으로, 그는 양영청에서 여러 차례 프러포즈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녀는 당시 홍콩 연예계의 거물인 양수성의 조카로, 양수성은 사건의 최초 피해자인 종흔동의 소속사 엠퍼러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었다.
당시 18세였던 양영청의 노출 사진. 그와 연인 사이였다.
기자 회견이 끝난 후 경찰의 압수 수색 결과, 외장하드와 디스크에 담긴 1만여 장의 사진이 추가로 발견되었다. 지인 중 한 명은 진관희가 섹스 파트너와 매우 비밀스러운 순간을 종종 카메라에 담아, 친한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기자 회견 이후에도 꾸준히 사진이 유출되었다. 종흔동, 장백지, 양영청 외에도 배우 겸 가수인 진문원, 미스 차이나 출신인 진육유, 배우인 진사혜, 안영사, 양우은, 용조아, 응채아, 등려흔 그리고 일본 배우 스즈키 안 등의 이름이 연루되었고 대만에서 진관희와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했던 채의림과 소아헌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미리 밝혔고, 매기 큐도 극구 부인하며 빠져나갔다.
한편 진관희의 기자 회견을 본 장백지는 “악어의 눈물”이라며, 사건이 터진 후 자신에게 전화를 하지도 않았고, 자신이 전화했을 때도 핸드폰은 계속 꺼져 있는 상태였다고 비난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개인적 일탈처럼 여겨졌던 ‘진관희 스캔들’은 이후 사회적 현상으로 변한다. 그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갈 예정이다.
김형석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