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기 국회의장(사진)은 90타의 골프실력을 자랑한다고 한다. 사진은 합성한 것임. | ||
16대 국회에서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대표적 골프 마니아였다. 40년 구력을 자랑하는 JP는 평균 80대 중반을 친다는 것이 정설이나 박세리와의 동반 라운드에서 78타를 기록한 적도 있다고 한다. 실력 면에서는 민주당 사무총장을 지낸 박상규 전 의원이 최고수였다고 한다. 홀인원 한번, 이글 10회를 기록했다고 하는데 70대 중반을 쉽게 친다고 한다.
17대 국회 들어서는 의원들의 골프 실력이 줄어든 것 같다. 16대 의원의 약 80%가 골프를 즐긴다는 비공식 통계도 있는데 17대에는 물갈이가 많이 이루어지면서 웬만한 고수들은 거의 낙선의 고배를 마시고 필드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서울신문>이 최근 발간한 <17대 국회의원 인물정보>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골프실력을 밝힌 의원은 1백52명중에서 약 41명에 불과하다. 이들의 평균 타수는 91.6타로 상위급에 속한다.
열린우리당의 최고수는 싱글을 기록한 김낙순(양천을) 의원. 김 의원은 “지난 87년 보좌관 생활을 하면서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 시 의원 시절에도 자주 즐겼다”고 밝혔다. 싱글은 기본 72타에서 9타 이내를 더 오버하는 경우로 아마추어로서는 최고의 경지를 의미한다. 여자프로골프협회 김광배 경기위원장은 “골프에서 싱글을 기록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일반인은 2~3년 간 아주 열심히, 꾸준히 라운딩을 해야 기록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1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 싱글의 최고 경지는 아니지만 90타 이내를 기록하는 의원들도 여럿 있다(20명). 여기에는 선수 높은 의원들이 대부분이다. 6선으로 국회의장인 김원기 의원이 90타를 치고 이해찬(82) 임채정(85) 천정배(90) 의원 등이 고수에 속한다. 이밖에 임종석(87) 홍재형(85) 강봉균(90) 정세균(88) 의원 등도 보기플레이어이거나 그 이내에 속하는 그룹이다. 대부분의 386출신 의원들은 하위급이거나 골프를 즐기지 않는 데 비해 임종석 의원은 고수로 통한다. 임 의원측은 “2001년부터 선배 의원들의 권유로 필드에 나갔다. 구력은 짧지만 운동신경이 워낙 좋아 빨리 실력이 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밖에 염동연(86) 김진표(86) 임종인(87) 신중식(90) 조성태(81) 박명광(84) 의원 등 초선들 중에서도 골프 고수들이 있다.
그 다음으로 일반적 수준의 보통 그룹이 있다. 이강래 의원은 92타로 비교적 고수에 가깝고 이종걸(91) 정장선(92) 의원도 잘 친다. 초선 중에서는 노현송(92) 전병헌(92) 이계안(94) 의원 등이 실력이 좋은 편. 하지만 김혁규(100) 김부겸(100) 의원 등은 약간 떨어진다. 이밖에 윤원호 오제세 이시종 주승용 김한길 이근식 의원 등은 1백타를 기록한단다. 유인태 의원의 경우 1백10타로 하위수준에 머물고 있는 게 눈길을 끈다.
이밖에 자신의 타수를 밝히지 않고 그저 초보정도라고 말하는 의원도 있다. 김영춘 송영길 박병석 문석호 의원 등 재선그룹과 최규식 최성 문학진 이광재 서갑원 유선호 의원 등이 이에 속한다.
열린우리당에는 골프를 안치는 의원들이 ‘마니아’들보다 오히려 많다. 약 54명의 의원들이 대부분 안치거나 못치는 경우. 여기에는 김희선 김덕규 유재건 신계륜 이미경 김원웅 의원 등 다선의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또한 초선들 중에서도 오영식 우상호 이인영 의원 등의 운동권 출신들과 노웅래 정청래 이목희 한명숙 김재홍 김형주 정봉주 의원 등도 골프에는 관심이 없다고 한다.
▲ 염동연 의원, 김진표 의원, 임종석 의원(왼쪽부터) | ||
한나라당 의원 중에서 싱글을 기록하고 있는 의원은 무려 5명이다. 권오을 김학송 이방호 김용갑 박희태 의원으로 이들은 모두 영남권 중진 의원이란 게 특징이다.
싱글은 아니지만 90타 이하의 준고수들도 상당수 있다. 모두 27명인데 열린우리당의 20명보다 오히려 많은 숫자다. 다선과 초선 의원이 골고루 섞여 있는 게 특징. 홍준표(88) 김덕룡(90) 맹형규(87) 정의화(90) 박창달(90) 남경필(87) 임인배(90)이상배(90) 이강두(85) 의원 등은 3선 이상 중진그룹이다. 하지만 초선 중에서도 이종구(90) 공성진(87) 유기준(86) 김정훈(90) 박형준(90) 곽성문(87) 한선교(86) 김태환(87) 황진하(90) 이군현(86) 서상기(87) 의원 등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100타 이하도 나쁘지 않은 실력이다. 엄호성(95) 안택수(98) 이해봉(92) 이경재(97) 이윤성(92) 고흥길(93) 임태희(96) 의원 등의 중진급이 실력도 중급 이상이다. 진영(100) 정두언(100) 주성영(100) 이계진(100) 최구식(99) 의원도 초선이지만 실력은 만만치 않다.
이밖에 이한구(102) 최병국(102) 정병국(105) 의원 등은 하위그룹에 속한다.
그리고 박성범 원희룡 이혜훈 안경률 박종근 김재경 의원 등은 자신이 “초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 대표인 박근혜 의원을 비롯해 이재오 박계동 김충환 김문수 홍문표 이병석 이덕모 김명주 김명주 고경화 의원 등은 안친다고 한다. 박진 의원은 예전에 필드에 자주 나갔지만 “앞으로 안치기로 했다”고 선언한 상태.
특이한 것은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 10명 전원이 골프를 안친다는 점이다. 서민의 정서를 대변해온 이들의 정서 상 골프와 인연을 맺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는 한화갑 이낙연 손봉숙 의원이 안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김효석(85) 이정일(84) 김종인(90) 의원은 상위급이다. 반면 이승희 의원은 이제 초보라고 한다.
자민련의 경우 당 대표에 출마한 김학원 의원이 싱글로서 최상위 실력자이며 류근찬 의원도 84타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김낙성 의원은 안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인제 의원은 칠 수 있지만 즐기지 않는다고 한다. 이밖에 최근 당 해산 결의를 한 국민통합21의 정몽준 의원은 1백5타의 평범한 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