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 | ||
먼저 노무현 대통령이 있다. 김 대표는 통일민주당 김영삼 총재의 비서실장을 하고 있을 때 정치에 입문하려던 노무현 대통령을 먼저 만난 인연이 있다. 당시 부산에서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알리던 노무현 변호사를 김광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김영삼 대통령에게 소개를 시켰다. 이 과정에서 김덕룡 총재 비서실장이 노무현 변호사를 먼저 ‘면접’보고 난 뒤 김 대통령에게 인사를 시켰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386 핵심측근인 이광재 의원과 안희정 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구속중)도 김 원내대표와 인연이 있다. 두 사람 모두 김 대표의 비서관을 지낸 경력이 있는 것. 안희정씨는 지난 88년 고려대 운동권 선배였던 김영춘 의원(당시 YS의 비서)의 소개로 13대 국회 때 처음 등원한 김 대표의 비서관으로 들어갔던 적이 있다. 이광재 의원은 지난 96년 총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낙선했을 때 호구지책으로 김 대표의 보좌진으로 들어갔던 적이 있다. 이 의원은 그 뒤 김 대표의 사조직이었던 덕진제에서 일하며 신한국당의 대선 후보 경선을 도왔던 경력도 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 소장파 가운데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김영춘 의원과도 오랜 인연이 있다. 김 의원은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지난 87년 통일민주당 김영삼 총재의 비서로 정치권에 첫 발을 내디딘 바 있다. 이때 김 총재의 비서실장이 바로 김덕룡 대표였다. 김영춘 의원은 김 대표에 대해 “당시 YS는 김덕룡 비서실장을 굉장히 신뢰했다. 전략 전술적인 사고에 능하고, 입이 무겁고 신중한 성격이라 김 실장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고 회고했다. 이밖에 김 원내대표는 이해찬 총리후보, 임채정 김근태 의원 등 당 ‘실세’들과도 민주화 운동을 끈으로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차기 총리 지명설로 곤욕을 치른 바 있는 김혁규 의원도 김덕룡 원내대표와 가까운 사이다. 두 사람은 지난 86년 YS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비서실장과 재미 기업인으로 처음 만났다. 이후 김 의원은 YS가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활동을 할 때 재정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런 인연으로 김 의원은 지난 92년 YS의 부름을 받고 입국한 뒤 YS 사조직의 하나였던 나라사랑운동본부(나사본)의 본부장을 맡았다. 김 원내대표는 이때 또 다른 사조직이었던 중앙청년회(중청) 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했다. 당시 김 대표와 김 의원은 YS 대통령 만들기의 1등 공신들이었다. 그 뒤 김 대표와 김 의원은 정치적으로 서로 조언을 해주는 등 최근까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총리 지명을 두고 잠시 사이가 서먹해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김덕규 국회 부의장(5선)과는 40년지기다. 두 사람은 지난 63년 한일 굴욕외교 반대 투쟁 때 처음 만났다. 그때 김 부의장이 고려대, 김 대표가 서울대생으로 첫 눈에 의기투합해 교분을 쌓았다. 그 뒤 둘은 여야의 사무총장으로 경쟁의 시절을 맞기도 했지만 지금까지도 진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이런 두 사람의 오랜 친분 관계 때문에 김덕규 부의장이 김 대표와의 막후 협상자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김 부의장은 이에 대해 “친구끼리의 비공식 창구가 아니라 양당의 공식기구인 원내대표끼리 공개적이고 투명한 관계를 이루어야 그것이 순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