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 밀어줄게 쑥쑥 올라다오
삼성SDS의 주가는 상장 후 한동안 상승할 가능성이 커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가치도 커질 전망이다. 일요신문 DB
삼성SDS가 한국거래소에 희망공모가로 제시한 금액은 주당 17만~19만원이다. 상장 공모가는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 신고서를 내고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한 수요 예측 결과를 근거로 최종 결정된다. 공모가가 19만 원으로 결정되면 현재 장외시장 거래가격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장외이긴 하지만 시장가와 공모가 차이가 큰 만큼 일단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삼성SDS 정도의 주식이면 기관들도 확보하지 못해서 안달이 날 법하다”면서 “기관 간 공모 경쟁률이 엄청날 것인 만큼 희망공모가 상단, 또는 희망공모가보다 더 높은 선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개인이 공모주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삼성SDS 공모는 삼성전기가 가진 지분 7.88%, 609만 9604주가 대상이다. 공모주식의 60%는 기관투자자에,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되고, 개인에게는 20%만이 풀릴 전망이다. 개인을 대상으로 공모될 삼성SDS 주식은 120만 주 남짓에 불과한 셈이다. 요즘 시중 부동자금이 넘쳐나고 있다. 증거금을 많이 낼수록 배정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자산가들이 개인공모 분을 싹쓸이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공모주를 못 받은 개인투자자는 상장 후 시장에서 사야 하는데, 과연 살 만할까? 유사업종인 SK C&C와 비교해보자. 올 상반기 매출 1조 1316억 원, 순이익 2676억 원 남짓을 기록한 SK C&C의 시가총액은 순자산(2조 4305억 원)의 5배가 넘는 12조 원이다. 주가수익비율(PER)로 24배(상반기 순이익의 2배를 연간 순이익으로 가정시), 주가순자산배율(PBR)로는 5배다.
삼성SDS는 올 상반기 매출 3조 9623억 원, 순이익 2018억 원이다. 순자산도 4조 143억 원이나 된다. PER 24배를 적용하면 시총은 9조 6000억 원으로 주당가격은 10만 원 아래이고, PBR 5배를 적용하면 시총 20조 원으로 주당가격은 약 30만 원이다. 공교롭게도 공모가 19만 원이면 시총은 14조7000억 원으로 중간 값이다. 결국 시장가가 처음에는 30만 원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SDS는 최근 국내 신규사업을 거의 접고 해외사업에만 매진하면서 3년 새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와 시너지를 낸 덕분이다. 삼성SDS는 SK C&C와 달리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지 못하다. 하지만 그룹 지배주주 개인이 대주주라는 점은 같다.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그룹 지배구조에 이익이다. 최근 기업간거래(B2B)나 사물인터넷 등 삼성전자의 미래 핵심사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게 뻔하다.
최근 KDB대우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SDS의 급성장을 예상했다. 삼성네트워크와 삼성SNS 합병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데다, 삼성그룹 물류IT 사업이라는 신성장동력도 확보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기준 삼성SDS는 약 3조 원의 삼성전자 해외물류비 가운데 30% 미만을 차지하고 있지만, 2016년부터는 삼성전자의 해외물류를 전담함으로써 이 부문에서만 연간 4조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분만 반영해도 3년 내 매출이 50% 이상 성장하는 셈이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SK C&C와 현대글로비스 등의 사례가 보여주듯, 대기업집단이 작정하고 달려들면 엄청난 속도로 성장이 가능하다”며 “시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삼성카드나 삼성생명은 그룹에서 작정하고 성장시킨 회사가 아니었다. 삼성SDS는 주당 30만 원에 사더라도 주가가 떨어질 확률보다는 높아질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예상 공모가 19만 원 기준으로 삼성 3세 3남매의 삼성SDS 주식가치는 이재용 부회장 1조 6538억 원, 이부진·이서현 사장 각각 5736억 원이다. 주가가 30만 원이 되면 이 부회장 2조 6113억 원, 두 여동생이 각각 9057억 원이다.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을 물려받을 때 내야할 세금과 맞먹는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지분 20% 이상을, 이서현 사장은 제일기획 지분 30%이상을 매입해 경영권을 가질 수 있는 액수다.
최열희 언론인
무너진 코스피 2000 저가매수 타이밍은 “새로운 상승”vs“데드크로스” 코스피지수 2000이 무너졌다. 9월 미국 금융정책이 달러화 강세를 부추겨 신흥국 전반의 통화 약세를 유도, 외국인 순매도를 촉발했기 때문이다. 과연 코스피가 어디까지 하락할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PBR 1배가 깨지는 시점이 저점매수 시기라는 논리다. 코스피 PBR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1998년 외환위기 때로 0.4배였다. 2001년 미국의 9·11 테러 때와 2003년 카드 사태 때도 PBR은 급락, 0.6배에서 저점이 형성된다. 이후에는 PBR 1배가 추세적으로 무너진 적은 없었다. 2008년 리먼 사태 때 0.8배까지 하락했지만 금세 복구됐다. 결국 지난 20년간 PBR 저점은 높아지고 고점은 낮아지는 추세다. PBR 저점이 상승한 이유는 부채비율 하락, 순환출자 개선 등 재무 구조 변화와 안정적 이익으로 현금성 자산이 늘어난 영향이다. 고점이 낮아지는 이유는 한국 기업들의 이익 성장 정체 탓이다. 현재 코스피의 직전 분기 기준 PBR 1배는 1880이다. 미래 이익을 반영한 12개월 선행 PBR 1배는 1950~2000이다. 이렇게 따지면 이번 조정의 지지선은 1880~1950구간이 된다. 구간 폭이 70포인트나 되는 이유는 이익 추정치의 차이 때문이다. 따라서 보수적으로 보면 1880의 지지력이 가장 높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코스피 2000이 깨졌다고 (저가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PBR 1배인 1950~2000에서는 조정시 분할 매수하라”라고 조언했다. 삼성증권 박정우 연구원은 “코스피의 20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990은 기술적 지지선이 될 것이며,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와 유럽의 양적완화를 염두에 둔다면 주가는 기존 2년간의 박스권을 뚫고 새로운 상승을 준비하는 초입단계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신중론도 있다.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충분히 저가 매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술적 위치에 근접해 있다고 판단하나, 기술적 분석상 중기 이동평균선이 장기이동평균선을 하회하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해 중기 추세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기업의 실적발표 등 각종 이벤트를 지켜보라는 조언도 있다. NH농협증권 이아람 연구원은 “7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 10월 말까지는 코스피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단기 낙폭 과대로 반발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있지만 주말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고용지표 발표 이후 달러화 강세가 강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이 추가 유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