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에 묻힌 ‘고통’ 많다”
이 씨가 몸에 이상을 느낀 건 삼성반도체 입사 후 1년 정도 되었을 때부터였다. 그는 화학약품을 세척하는 공정에서 일했다. 처음 입사 후 1년 동안은 먼지를 확인하는 공정에서 일했는데, 화학약품을 취급하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부터 몸이 나빠지기 시작했다고.
“회사를 다니는 여성 생산직 노동자에게 생리불순이나 탈모는 기본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또 나처럼 심한 빈혈과 심장통증을 느끼는 동료 직원도 많았다. 하지만 그 원인이 화학약품 때문인지 교대 근무 때문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면 낫겠지…’라는 생각을 할 뿐이다.”
이 씨 역시 회사를 그만두자 예전의 증상이 사라졌다. 병원에서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했지만 크게 이상이 없는 것 같아 치료를 중단한 상태다.
이 씨는 “삼성반도체 직원들이 건강에 많은 문제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밖으로 누설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퇴사 후에는 크게 아프지 않고, 또 입사할 때 ‘보안상 작업장에 관련된 이야기를 외부로 유출해서는 안 된다’는 서류에 사인을 했기 때문에 얘기하길 꺼려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인홍 ledh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