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산부인과 법적 분쟁 얼룩

경영권 다투다 지난해 폐업

‘노무현 전 대통령 조카며느리 사망 사건’으로 알려진 I 산부인과는 한때 연예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잘나가는 병원으로 이름이 났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조카 사건’을 치르는 와중에 병원장 부부의 다툼 등도 겹쳐 지난 2007년 3월 16일 문을 닫은 상태다.

그러나 문을 닫기 전후에도 각종 의료사고 분쟁에 휘말려 시비가 그치지 않았다. 이 병원은 한때 비의료인이 병원을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일명 ‘사무장병원’으로 운영된 것으로 밝혀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I 산부인과는 지난 2001년 3월 23일 최 아무개 씨(44)에 의해 지어진 병원으로 유명 연예인들이 자주 드나든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임산부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연예인들이 이 병원의 단골이었던 이유는 최 씨의 아내 J 씨(40)가 전직 영화배우 출신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J 씨는 80년대 강수연과 함께 영화에 출연해 주목받다가 갑작스럽게 유학길에 오른 뒤 2000년 영화 한 편을 찍고 스크린을 떠난 배우로 알려져 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상당수의 중견 배우들이 그와 친하다는 얘기다.

I 산부인과는 지난 2004년경 병원장의 명의가 최 씨에서 W 의사(45)로 한 차례 바뀐 적이 있다. W 씨는 노 전 대통령 조카며느리 담당의사였다. 최 씨는 “당시 한바탕 홍역을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아내 J 씨가 ‘W 원장을 서류상의 원장으로 내세우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I 산부인과는 지난 2007년 3월 16일 W 원장의 명의로 폐업을 하고 만다.

한편 최 씨가 병원을 떠난 뒤 의료자격증이 없는 J 씨가 병원 운영자가 되면서 I 산부인과는 일명 ‘사무장병원’이라는 불법의료원이 되고 말았다. 현행 의료법에서는 의료 자격증이 없는 자가 의료시설을 개설할 수 없고 의사를 고용해 병원을 운영하는 것도 금지돼 있다.

J 씨는 이 시기에 의료사고를 당한 피해자로부터 사무장병원을 운영했다는 이유로 ‘의료법 위반 혐의’ 고소를 당했고 그 혐의가 인정돼 지난 2008년 6월 3일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J 씨는 현재 항소심을 준비 중이다.

한편 J 씨는 현재도 일산서구에 있는 C 의원에서 ‘원장’이라고 적힌 방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J 씨는 “나는 병원 운영과 상관없는 사람이다. 이 병원의 에스테틱 원장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자는 J 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그는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김장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