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망원렌즈 판매량 급증
곁에 든든한 남자친구가 같이 있다고 하더라도 도촬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망원렌즈로 눈에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줌으로 당겨 찍는다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망원렌즈의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충무로에서 카메라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H 씨는 “요 몇 년 사이에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망원렌즈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망원렌즈가 도촬용은 아니겠지만 그럴 개연성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최근에는 ‘도촬족’들의 촬영 노하우도 매우 대담하고 다양해졌다. 탈의실이나 샤워실 같은 금남의 구역에 들어갈 수는 없으니 아예 돈을 주고 여성을 사서 그녀로 하여금 그 내부를 찍게 만든다는 이야기다.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는다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동영상 촬영도 충분히 가능하다. 몰래 사물함이나 옷을 벗어놓는 바구니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으면 현장의 모든 장면들이 찍힌다.
또한 피서지에서는 마음이 들뜨기 쉽기 때문에 민박집 등에서 타인에 대한 방비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성관계가 외부로 노출될 가능성도 높고, 실제 ‘민박집에서의 섹스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이렇게 촬영된 사진과 동영상들은 대부분 음란 사이트의 게시판에 올라가고 P2P사이트를 통해서 무한 공유된다. 여기에서 ‘무한 공유’란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컴퓨터로 다운을 받고 그것을 계속해서 퍼뜨려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한번 인터넷에 뜨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것이 또한 이러한 종류의 음란 사진이기도 하다.
문제는 디카뿐만이 아니다. 이제는 폰카 역시 디카만큼이나 화질이 좋아졌다. 물론 촬영할 때마다 소리가 나게 되어 있기는 하지만 시끄러운 해변가에서 일일이 카메라 촬영 소리에 신경을 쓴다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일이다. 설사 사진 촬영을 했다고 하더라도 문자를 보내는 중이었다고 해버리면 그만이다.
도촬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이고, 자신의 몸매가 찍히길 원치 않는 여성들에게는 ‘지옥’이 될 수도 있는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다만 ‘내가 찍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희망뿐.
구성모 헤이맨뉴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