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의 믿을 수 없는 착각
▲ 이창호 9단 | ||
박 5단은 1988년생. 왕년 중국 바둑의 간판 녜웨이핑 9단 도장에서 수학했다. 근래 세계대회에 종종 등장하고 있고, 갈수록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1도>가 문제의 장면. 종반이다. 흑이 넉넉히 앞서고 있는 형세인데 흑1부터 이상한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흑1보다는 하변 백2로 넘은 것이 컸다.
하변 흑5 다음 좌상변 백진으로 비마 달린 흑7도 물론 선수 끝내기이긴 하지만 이것도 하변 C의 곳을 먼저 젖히고 싶다는 것이 검토실의 중론. 이것도 선수다. 백8이 기민한 역끝내기. 그리고 흑9는 실로 어이없는 패착이었다.
<2도>는 이어진 실전진행. 백1이 통렬한 역전타. 백3에는 흑4로 따내는 수밖에 없고, 다음 백5로 몰 때 흑은 쫔에 이을 수 없다. 이으면 백A로 전멸이니까.
계속해서 <3도> 흑1로 단수치고, 백2로 따내 패가 되었는데, 흑은 이 패를 버틸 재간이 없어 흑A로 따내고 백도 B로 따내며 넘어간 것. 그래서 대역전.
<1도> 흑9로는 <4도> 2로 늦추어 그만이었다. 다음 백3은 후수니까. 어쨌든 믿을 수가 없다. 착각도 정도가 있지, 이건 ‘이창호 9단답지 않다’고 말할 수조차 없는 일 아닌가. 자책을 거듭했을 이 9단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