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신은 존재할까. 정의란 무엇인가.
<철학 한입 더―철학자 편>은 철학 팟캐스트 <철학 한입>에서 방송한 250여 편의 대화 중에서 서양 철학을 이끌어 온 위대한 사상가에 대한 대화 27편을 엮은 책으로, 2012년 국내에 출간된 <철학 한입>의 후속편이다.
2007년 영국에서 시작된 철학 팟캐스트 <철학 한입>은 인터넷 시대에 철학이 대중과 만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그 방법은 단순했다. 매회 흥미로운 철학적 주제를 하나 정하고, 그 주제의 전문가를 초청해 대화를 나눈 것이다. 마이클 센델, 피터 싱어 등 현시대 최고의 철학자들이 15분 정도의 짧고 밀도 높은 철학적 대화를 한다. <철학 한입>은 출범한 지 7년이 지난 현재 1500만 다운로드 기록을 가진 대표적인 철학 팟캐스트다.
<철학 한입 더―철학자 편>에서 만나는 각각의 대화들은 단일한 주제로 이야기를 좁히고 요점만 다룬다. 저자들이 선택한 <대화>라는 방식은 의미심장하다. 일반적으로 철학자들은 자신의 사상을 책의 형태, 즉 긴 독백의 형태로 세상에 내놓는다. 그러나 대화는 독백과 달리 상호 작용하는 과정이다. 일견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에는 해명을 요구할 수 있고, 말의 흐름을 잠시 멈추고 이야기를 명료하게 정리한 후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적 대화법부터 데카르트의 코기토, 흄이 서양 철학사에서 가지는 의의, 칸트의 형이상학, 헤겔의 변증법, 비트겐슈타인, 존 롤스, 자크 데리다까지 그들의 생각 중 가장 짜릿한 부분을 골라 보여주고 있다. 한입에 쏙쏙 들어갈 크기로….
데이비드 에드먼즈, 나이젤 워터번 지음. 노승영 옮김. 열린책들. 정가 1만 6800원.
연규범 기자 ygb@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