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시장 중국이 교란 삼성 바빠졌다
삼성의 ‘갤럭시노트4’(작은 사진)는 애플의 ‘아이폰6’ 출시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양사의 차이는 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삼성전자의 올해 신작 ‘갤럭시S5’는 이렇다 할 인기를 끌지 못했고, 최근 내놓은 ‘갤럭시노트4’도 ‘단통법’ 이슈와 더 커진 ‘아이폰6’ 출시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반면 애플은 7~9월 아이폰 판매대수가 전년동기 및 전기대비 20% 이상 늘어난 3900만 대를 기록하며 매출 성장과 이익률 상향을 이끌었다. 또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못지않은 대화면으로 무장한 아이폰6가 지난 9월 출시돼 첫 주에만 1000만 대 이상 팔리며 인기몰이를 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중저가 제품을 내놓겠다고 한 것과, 애플이 고가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힌 점도 상반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샤오미, 화웨이, 소니 등 중국과 일본의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와의 경쟁을 위해서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5C’를 잇는 중저가 제품 출시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근 실적발표에서 아이폰6의 매출이 제대로 반영될 올 10~12월 실적 예상치를 자신 있게 제시했다. 매출액 635억∼665억 달러, 총이익률 37.5∼38.5%다. 전분기대비 50%가 넘는 매출 성장이다. 예상이 맞는다면 애플은 석 달간 247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벌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애플이 각국에서 내놓은 아이폰6 가격을 보면 최근 중저가폰 열풍에 아랑곳없이 예전과 같은 높은 이익률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3분기 잠정실적을 내놓으면서 “4분기에도 블랙프라이데이 등 성수기 효과와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 등이 기대되지만, 경쟁사 신제품이 본격 출시되고 중저가 제품의 가격 경쟁이 심화돼 IM부문의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솔직히 자신 없다’는 고백에 다름 아니다.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소프트웨어부문에서의 성과도 극명하게 엇갈린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막대한 공을 들여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도, 수입도 없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에 맞서는 ‘타이젠’ 운영체제를 개발했지만, 아직 주력제품인 스마트폰에는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타이젠이 적용된 웨어러블 기기인 ‘기어 시리즈’도 의미 있는 규모의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비교해 애플은 아이튠즈 등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문에서 돈벌이가 짭짤하다. 전년동기 42억 6000만 달러였던 이 부분 매출은 지난 분기에 44억 8500만 달러로 늘었고, 올 3분기에는 46억 달러를 넘어섰다. 콘텐츠 사업은 수익성이 높다. 연매출 20조 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이익으로 잡힐 것으로 추정된다.
배당정책도 상반된다. 애플은 11월에 보통 주당 0.47달러의 분기 현금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20일 당시 애플의 종가가 99.76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약 0.47%의 시가배당률이다. 이 주가로 연환산 시가배당률을 계산하면 무려 2.02%에 달한다.
지난 8월 삼성전자가 지급한 중간배당은 주당 500원이다. 배당결정 당시 주가 134만 4000원의 0.04%다. 지난해 연간 삼성전자 배당은 주당 1만 4300원이다. 올해도 이보다 크게 배당을 늘리지는 못할 전망이다. 최근 주가가 하락한 탓에 시가배당률이 높아졌지만 연간 1.29%에 그친다.
애플이 최근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이고, 칼 아이칸 등 주요 대주주들의 자사주 추가매입 압력도 높은 점을 감안하면 애플 주주들의 혜택은 삼성전자 주주들의 2배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모든 차이는 주가에 정확히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110만 원이 이미 깨졌고, 이제 100만 원선마저 위협받는 처지다. 시가총액도 160조 원이 위태롭다. 반면 애플 주가는 100달러 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시가총액도 6000억 달러를 넘었다. 삼성전자보다 매출액이 작지만, 시장가치는 4배에 달하는 셈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