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학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우리·국민·신한·하나·SC·씨티·외환·산업·기업·수출입·농협·수협·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 등 18개 국내은행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년간 횡령 및 유용으로 적발된 건수는 18개 시중 은행에서 총 173건, 사고금액은 1056억 원에 달했다.
횡령 및 유용 건수가 가장 많은 은행은 42건으로 농협이었다. 우리은행(29건), 신한은행(26건), 국민은행(16건), 기업은행(15건), 하나은행(13) 등이 뒤를 이었다.
횡령금액 액수로 따지면 농협이 159억 원으로 최고액이었으며, 우리은행이 115억 원, 국민은행이 112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학영 의원은 “지난 2010년 지점장 1인의 499억 원 횡령 사건으로 509억 원을 기록한 외환은행은 순위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0억 원 이상 횡령건수는 우리은행이 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농협·국민·하나은행이 각각 2건, 외환·경남·제주은행은 각 1건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고가 가장 많았던 상위 3개 농협·우리·신한은행의 사고 건수는 총 97건으로 전체 사고 건수(173건)의 56%에 달했고, 횡령 및 유용액이 가장 많은 상위 3개 외환·우리·농협은행의 사고금액도 전체 금액의 74.1%를 차지했다.
더 큰 문제는 18개 국내 은행의 총사고액 1056억 원 중 미회수액은 약 788억 원으로, 사고액의 74%를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회수액에 대해 각 은행이 고발조치 등을 하고 있지만 회수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학영 의원은 “횡령사고 대부분이 규모가 큰 시중은행이었으며, 특히 농협은 사고 건수와 횡령액 모두가 18개 은행 중 가장 많다”며 “농협은 전산사고, 정보유출, 횡령사건 등 금융권 사건사고엔 빠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국민이 많이 이용하는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횡령사고가 잦은 것은 은행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일”이라며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