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의식을 잃고 투병 중인 상황에서 스카이병원을 둘러싼 악성 루머가 확산되자 곧바로 법적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밝혔을 당시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그렇지만 스카이병원은 고인의 사망을 둘러싼 다양한 의혹에 대해 분명한 해명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병원
@ 과연 고인에게 위밴드 수술을 시행했나?
우선 첫 번째 의혹은 고인이 스카이병원에서 위밴드 수술을 받았는지 여부다. 우선 최근에 받은 시술은 위 밴드 수술이 아닌 장유착 수술이라고 밝혔다. 당시 스카이병원의 공식 입장의 일부다. “신해철은 본원에서 장유착 수술을 받았으나 입퇴원 과정에서 흉부 통증을 호소했으며 심정지 상태에 이르러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심장은 본원의 진료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아산병원으로 이송 결정했다.”
고 신해철의 소속사 역시 고인이 과거 위밴드 수술을 받긴 했지만 5~6년 전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최근에 위밴드 수술을 받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거 고인이 위밴드 수술을 받은 병원은 어디일까. 과거 위밴드 수술을 받은 곳 역시 스카이병원이라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스카이 병원은 이를 부인했다. 스카이 병원의 당시 공식입장의 일부다. “신해철은 다이어트와 관련된 치료나 수술을 받은 적이 없으며 이는 의료기록이나 간호기록 등 명백한 증빙자료로서 남아있다.”
물론 시점을 명확히 밝히진 않은 만큼 다이어트 관련 치료나 수술을 최근에는 받은 적이 없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이에 기자는 스카이병원 관계자에게 “과거 신해철이 위밴드 수술을 받은 병원이 여기 아니냐?”고 질문했지만 스카이병원은 “할 말 없다”는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 왜 비만 전문 병원에서 장협장증 수술?
신해철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동안 각종 루머가 제기됐다. 결정적인 계기는 당시 신해철이 다이어트 중이었으며 스카이병원이 위밴드 등 비만 전문 수술로 유명한 병원이라는 점이었다. 그렇지만 고인이 스카이병원에서 받은 수술은 장협착증 수술이었다.
우선 신해철 소속사 측의 당시 정황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신해철이 갑작스러운 복통 호소해 경기도 분당 소재의 A 병원을 내방했지만 대기시간 길어져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소재의 스카이 병원으로 이동해서 각종 검사 후 장협착에 관한 수술을 진행했다.”
스카이병원 측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선 명확히 해명했다. 기자의 질문에 스카이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종합병원처럼 다양한 진료과를 갖춘 병원으로 종합병원과 달리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위밴드 수술 등 비만 관련 수술 외에도 장 협착증을 비롯한 다양한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기자가 방문한 스카이병원은 비만센터 외에도 다양한 진료과에서 각종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이었다. 비만 전문 수술로 유명한 병원이긴 하지만 다른 각종 수술도 시행하는 병원이었던 것. 따라서 고인이 이 유독 스카이병원에서 장협착증 수술을 받은 것은 의혹의 대상은 아니었다.
@ 의료 사고 가능성은 없나?
한 가지 분명한 상황은 신해철의 건강이 지난 17일 스카이병원에서 장유착 수술을 받은 이후 급격히 나빠졌다는 점이다. 심정지가 일어난 곳 역시 스카이병원이었다. 기타리스트 신대철 등은 스카이병원에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식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복수해줄께’라는 자극적인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스카이병원은 당시 공식입장에서 어느 정도 입장은 밝혔다. 당시 공식입장의 일부다. “환자 본인이 아무래도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만큼 병원 측에서 주의를 당부한 사항에 소홀했을 가능성은 있다. 무엇보다 신해철 가족과 소속사 등 최측근들도 병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다 환자의 생명이 위독한 시점에서 근거 없는 소문이 도는 것이 안타깝다.”
그렇지만 이제 최측근인 신대철이 이의를 제기했다. 신해철의 부인 등 유가족 역시 장례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스카이병원 측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의료사고 여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도 스카이병원 관계자는 “할 말 없다”는 입장을 보였을 뿐이다.
@ 연예인이라 병원 주의에 소홀 발언, 왜?
고인 측에서 의료사고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진 않았지만 스카이병원의 공식입장에 발끈한 대목은 있다. 그것은 스카이병원의 공식 입장 가운데 일부 발언에 대해서다. “환자 본인이 아무래도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만큼 병원 측에서 주의를 당부한 사항에 소홀했을 가능성은 있다.”
이에 대한 신해철의 소속사 KCA 엔터테인먼트의 공식 입장은 다음과 같다. “병원 측에서 발언한 ‘환자 본인이 아무래도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만큼 병원 측에서 주의를 당부한 사항에 소홀했을 가능성은 있다’라는 표현은 저희 소속사뿐만 아니라 병실에 누워있는 신해철 씨와 그의 가족에게도 상당히 불쾌하고 유감스럽다.”
고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스카이병원 게시판에 네티즌들의 폭주가 이어진 까닭 역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왜 스카이병원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스카이병원 관계자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왜곡됐다”면서 “지금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까닭 역시 그렇게 뜻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만 밝혔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