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 전 회장은 지난 8일 미국 현지에서 “정몽준 후보가 현대중공업 뭉칫돈을 지원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된 근거가 결산보고서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측은 총 네차례에 걸친 정 후보의 국회의원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인건비 등 각종 지출 항목을 변칙 처리해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선을 앞둔 올해의 경우는 과연 어떨까. 정 후보측은 이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 강력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추석 때 현대중공업은 전년도에 비해 두둑한 ‘추석 보너스’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 추석은 우연찮게도 지난 9월 17일 정 후보가 대선출마를 선언한 지 4일 후인 21일이었다.
보너스는 직급에 따라 차등 지급됐다. 기본급 1백%에다 명절 귀향비 50만원을 합쳐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측은 지난해까지 명절 귀향비로 20만원을 지급해오다 이번 추석에 한해 50만원으로 특별 지급했다. 이 조치로 69억원의 비용이 더 들어갔다.
현재 임금협상을 벌이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사는 내년부터 명절 귀향비를 30만원으로 상향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내년부터 30만원으로 인상될 귀향비가 올해만 50만원으로 특별 조치된 것은 대선을 의식한 조치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측은 최근 사측과 잠정합의한 2002년도 임금협상안을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시킨 바 있다.
잠정안에 따르면 내년도 기본급을 9만5천원 인상하고, 성과급을 통상급 200%로 지급하는 것으로 돼 있다. 또 장기근속 30년을 신설하고, 격려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합의안이 전년에 비해 노조측에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합의안을 노조측이 부결시킨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중공업 노조가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사실 노조측도 이런 주장을 일부 시인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노조원들 사이에는 정 후보가 대선에 출마한 만큼, 회사가 잘 해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크다”고 털어놨다.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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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13 1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