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17일 오전 10시 21분에는 ‘사진이 흔들렸어요 다시 올려주세요 ^^“’라는 글에 “전화기를 진동으로 놓고 보센”이라는 재치 넘치는 답글을 남겼다. 고인 측이 밝힌 당시 상황은 복통으로 분당 서울대병원을 내원(11시 50분)하기 전이다. 따라서 고인이 병원을 찾을 만큼 복통이 있기는 했지만 수술 이후처럼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기 이전이다.
그리고 21일 오후 1시 4분엔 “다요트 3주간 ㅣ차 프로그램 종료 -1”이란 글과 함께 녹음실에서 촬영한 사진을 한 장 남긴다. 21일은 고인의 소속사에서 밝힌 10월 17일~21일 진행경위 자료에서 가장 짧게 언급된 하루다. 그만큼 그나마 고인이 어느 정도 컨디션을 회복한 상태였다. 이날은 병원을 찾지도 않았으며 녹음실에 갔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컨디션이 회복된 상황이라 고인은 곧 건강을 되찾을 것이라는 생각에 트위터에 그런 글과 사진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다이어트는 진행되고 있었다. 수술 이후 극심한 통증으로 식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고 신해철이 트위터에 남긴 마지막 사진
당일 동행한 매니저는 “깨어 있을 땐 열이 오르고(38도) 잠들면 땀을 흘려 열이 내려가는 증상을 반복했다”며 “기운을 차리겠다며 미음과 게살죽 등으로 식사를 시도했지만 복통으로 두세 수저 정도 밖에 못 먹었다”고 밝힌다. 국과수 부검 과정에서 깨가 나온 것 역시 녹음실에서 동료가 식사로 시킨 고기국의 국물을 몇 수저 먹는 것으로 식사를 대신했는데 당시 국물에 깨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날 역시 열이 있고 숨을 가빠해 매니저는 병원에 가자고 권했다고 한다. 게다가 이날 오전 11시 15분엔 혈액검사고 예약돼 있었다. 그렇지만 고인은 “그 사람이 나에게 무슨 짓을 했기에 이렇게 아픈지 모르겠다”며 “그 병원 다시 안간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결국 다음 날인 22일 새벽 4시 40분 경 극심한 통증으로 S 병원에 재입원 했으며 다시는 퇴원하지 못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고인 측 서상수 변호사는 “병원에서 진통제와 진정제를 맞으면 어느 정도 사람이 견딜만한 수준의 통증이 됐다가 다시 통증이 악화돼 입원하는 과정을 반복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21일 녹음실에 가서 통증을 견디며 작업을 했고 당시 통화한 소속사 관계자 역시 그렇게 심각한 상황임을 몰랐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고인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고인은 수술 이후 S 병원에서 고인에게 몰핀, 페치딘, 듀로제식 패취 등의 마약성 진통제를 거듭 투약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고인의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 게다가 의사가 없는 새벽 시간에 간호사가 임의로 몰핀을 투약한 정황도 있다. 서 변호사는 “몰핀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는 의사의 처방과 진료기록 기재가 반드시 필요한 데 S 병원에서의 새벽 투약 과정에 이런 절차게 제대로 지켜졌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