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불 때는 세력 있다
지난 10월 27일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동생인 반기호 씨가 전력 기자재 전문업체 보성파워텍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이틀 뒤인 29일, 국가경쟁력 강화포럼이 ‘문제적 세미나’를 한 이후 언론에 반기문 대망론이 대대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하자, 400억 원대이던 보성파워텍 시가총액은 최근 1000억 원대로 치솟았다.
현재 보성파워텍은 ‘반기문 테마주’ 가운데서도 으뜸주(대장주)로 묶이는 분위기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현상이 나타났을 당시 안랩 주가가 치솟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 한 여권 관계자는 “박근혜 테마주나 안철수 테마주같이 기존 정치인 관련 정보가 매력적이지 않은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새로운 대망론을 유지하고 싶은 이권 세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9월,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친박계 핵심 인사와 반기문 총장 측 접촉설이 여러 버전으로 공유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이번에 공식 확인된 것은 서청원 직계로 꼽히는 노철래 의원이 반 총장 가족과 만난 것이다. 지난 7월경, 노철래 의원은 반 총장의 가족을 만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을 직접 돌고 주변 한정식 집에서 궁중요리를 대접했다고 한다. 이에 반 총장은 감사의 뜻으로 친필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여의도에서는 이전부터 떠돈 이야기로, 반기문 측과의 접촉 에피소드는 이 외에도 두세 가지가 더 있다는 게 ‘증권가 정보맨’들의 설명이다.
보성파워텍은 과거에도 주가가 폭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야심차게 추진하던 원전 사업에 대한 수혜주로 거론되면서 당시 1700원대였던 보성파워텍 주가는 한 달 만에 8000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반기문 총장은 3남 2녀 중 장남으로 반기호 보성파워텍 부회장과 함께 또 다른 남동생인 반기상 씨가 성완종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경남기업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