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별건 수사 제한, 검찰 견제 등도 담겨
조국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국민과 검찰이 함께하는 검찰개혁 추진 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조 장관은 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민의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검찰개혁’이란 이름의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조 장관은 서울중앙지검을 포함한 3개 검찰청에만 특수부를 남기고 ‘반부패수사부’로 개편해 필요 최소한으로 운영하는 내용의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특수부 명칭을 반부패수사부로 바꾸는 이유로는 “검찰 내부에서 보면 특별수사라는 말이 일반수사보다 특별하다고 우월하다는 느낌이 있다”며 “실질에 맞게 이름을 반부패수사부로 하겠다는 것이지 수사 내용이 바뀌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수부 폐지는 대검찰청이 지난 1일 발표한 자체 개혁안을 수용한 결과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무부에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검찰청 내 특수부 폐지를 건의한 바 있다. 특수부는 그간 정치인·고위공직자·기업인의 권력형 비리 수사를 도맡아왔으나, 종종 ‘정치검찰’의 과잉 또는 축소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조 장관은 형사·공판부 검사들의 업무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을 받아온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심사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예규 ‘검사 파견 심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지침’을 제정해 불가피한 경우에만 파견을 허용하자는 것으로, 이날부터 시행한다. 그간 검찰은 일선 검찰청에서 검사들을 파견 받아 주요 특수수사를 진행해왔다.
개혁 방안에는 수사 관행 개선을 위한 내용들도 담겼다. 우선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위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신속히 확정·시행하고, 장시간 조사·심야 조사를 금지하며, 부당한 별건 수사와 수사 장기화를 제한한다. 공개소환 금지 내용을 담은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대한 규정’도 제정한다. 피해자·참고인의 검찰 출석 조사 최소화와 출국금지 대상자의 알 권리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훈령 ‘인권보호수사준칙’을 법무부령인 ‘인권보호수사규칙’으로 격상해 제정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검찰 견제와 균형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감찰과 행정사무 감사를 강화해 ‘셀프 감찰’을 막기로 했다. 또 비위가 드러난 검사가 아무런 징계 없이 의원면직하는 일도 제한한다. 이날부터 훈령 ‘검찰 수사차량 운영규정’도 제정·시행해 검사장들에게 제공됐던 전용차량을 없앴다.
법무부는 이날 발표한 개혁 방안에 대해 10월부터 단계적으로 관련 규정을 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법무부 탈검찰화 확대 △검사의 이의제기 제도 실효성 확보 △공정한 사건 배당 △변호사 전관예우 근절 방안 △반복적이고 광범위한 영장 청구 개선 등의 안건은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추진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오늘 말씀드린 추진 과제들이 검찰개혁의 청사진이 돼 검찰개혁이 완성되는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 자리에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검찰개혁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