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 딸 살해한 부부 징역 30년 확정

대소변 먹이고 주먹으로 때려…재판부 “정당한 훈육 목적으로 보기 어려워”

[일요신문] 여덟 살 딸에게 대소변을 먹이고, 수시로 폭행하는 등 학대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부부에게 징역 30년형이 확정됐다.

여덟 살 딸을 폭행하는 등 학대를 지속해 사망에 이르게 한 부부에게 징역 30년형이 확정됐다. 그래픽=백소연 디자이너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상습아동유기·방임)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부부의 상고심에서 원심의 징역 30년형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취업 10년 제한 명령도 그대로 유지됐다.

두 사람은 2021년 3월 2일 만 8살 된 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조사 결과 부부는 딸이 거실에서 옷을 입은 채로 소변을 보자 옷을 모두 벗겨 옷걸이로 때리거나 수시로 딸에게 주먹질을 하는 등 학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0년 8월부터는 반찬 없이 밥만 주거나 하루 종일 물도 주지 않고 굶겼다.

딸이 대소변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대소변을 먹게 하기도 했다. 2018년 1월부터 딸이 사망할 때까지 부부의 학대는 모두 35차례인 것으로 확인됐다. 딸이 사망할 당일에는 난방이 되지 않는 욕실에서 찬물로 씻긴 채 2시간가량 방치했다. 부부는 딸이 사망하자 폭행에 쓴 옷걸이를 풀숲으로 던지고 ‘딸이 잠을 자다 사망했다’며 말을 맞춘 뒤 119에 신고했다.

두 사람은 1심에서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자 ‘고의가 없었고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당한 훈육 목적이 있었거나 그 방법이 적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2심 결과를 바꾸지 않았다.

이민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