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업체 직원, 여학생 상대로 표 강매하고 성매매 강요…“자정 노력과 함께 어른들 관심 필요”
디스코팡팡은 유원시설업으로 지정되어 있기에 키 제한만 넘으면 누구든지 탑승할 수 있다. 2010년대 초반부터는 아케이드 게임업소가 실내에 디스코팡팡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초·중·고 학생들의 인기를 꾸준히 끌었다. 실내 디스코팡팡도 월미도 디스코팡팡 못지않게 놀이기구가 재밌을 뿐만 아니라 DJ의 입담이 매력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중학생은 “놀이기구뿐 아니라 DJ들의 드립(농담)이 재밌어서 신나게 탄다”며 “최근에 DJ가 자주 바뀌어서 탑승 빈도가 줄었지만, 그전에는 자주 탔다”고 밝혔다.
화려한 조종 실력과 재치 넘치는 입담을 갖춘 DJ들은 SNS상에서도 여학생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게시물 ‘좋아요’ 수가 수백 개가 되는 것은 물론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댓글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준수한 외모까지 갖춘 DJ들에게 ‘잘 생겼다’, ‘귀엽다’ 등 외모를 칭찬하는 댓글도 달리기도 했다.
#여학생들에게 표 강매…성범죄까지 저지른 업체 생겨
그러나 일부 디스코팡팡 업체가 여학생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SBS를 통해 단독 보도됐다. 업체 관계자 7명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디스코팡팡 이용객인 10대 여성 청소년 10여 명에게 성매매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DJ 연습생으로 일하며 손님들에게 표를 판매하던 3명은 단골 10대 여학생들에게 표를 대량으로 강매했다. 돈이 없다고 하면 직원들은 자기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돈을 못 갚는 아이들에겐 성매매까지 강요했다. 이 일당은 학생들이 SNS나 랜덤채팅 어플에 직접 글을 올려서 성매수 남성을 찾도록 시켰다. 자신들이 남성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성매매를 시키기도 했다. 그러면서 피해 학생들이 일정 금액을 벌어오지 못하면 모텔에 감금하거나 폭행까지 한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또한 해당 업체 소유자가 운영하는 경기도 소재의 또 다른 디스코팡팡 매장에서 관리직으로 일하는 20대 남성이 지난 5월 단골 여중생을 여러 차례 성폭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어린 학생들의 ‘팬심’을 이용해 돈을 갈취한 사실도 드러났다. 10대들에게 큰돈을 쓰게 할 의도로 ‘VVIP 제도’를 운영하는데 표를 대량으로 구매하면 ‘특전’을 주는 제도다. 표 50장을 사면 DJ가 함께 스티커 사진을 찍어주고, 100장을 사면 손편지를 써주고, 400~500장을 한 번에 사면 데이트를 해주는 식이다. 표는 1장당 4000원인데, 특전을 받기 위해서는 수십만 원을 써야 한다.
2018년 6월에는 디스코팡팡 DJ들이 여중생을 상대로 성희롱, 욕설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2017년 9월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서 “DJ가 메신저 등을 통해 애인 행세를 한다”는 내용의 민원이 올라가기도 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업체 스스로 노력하는 것은 물론 어른들의 관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기 등에서 디스코팡팡을 운영하는 사장은 “우리 매장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직원과 손님 간의 스킨십과 강매를 금지해 왔다”며 “손님과 사적으로 만나는지도 확인하기 위해 직원들의 휴대전화 검사를 가끔 한다”고 밝혔다.
도미향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인정받고 싶다, 사랑받고 싶다는 심리나 직원들이 업계에서 잘 살아남길 바라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며 “직원들을 배타적으로 대하기보다는 순응해야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도 교수는 “범죄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매장 스스로 예방책을 강구하는 동시에 부모, 교사 등 어른들이 확실히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바로 잡습니다
본지는 지난 7월 14일 인터넷 신문 일요신문i에 실린 ‘10대 팬심 악용한 갈취…디스코팡팡 성범죄 사건 전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 업체의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사진 설명에서 ‘경기도에 있는 한 디스코팡팡의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이라고 밝히며 해당 업체의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업체에서 발생한 성범죄, 금전 갈취 등의 사건과 연관되어 보인다”는 업체 측의 의견을 수용해 15일 해당 사진을 삭제 조치했습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