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카와 평범남이 만나기까지
▲ 이웅진 좋은만남 선우 대표 | ||
그녀는 자타공인 퀸카였다. 얼굴도 예쁘고 교육자 집안에 그녀 역시도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고 교직에 종사하는, 소위 요즘 말하는 ‘1등 신부감’이었다. 대부분의 여교사들이 그렇듯 그녀도 전문직 남성과의 결혼을 원했다.
모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했다. 그녀의 ‘S다이어리’에서 끝자리가 ‘사’자가 아니면 명함을 못 내밀 정도로 의사, 변호사, 검사, 회계사 등 다양한 전문직 남성들을 만났다. 처음에는 전문직 남성만 만나면 결혼을 쉽게 할 줄 알았다. 하지만 만남이 거듭될수록 간단치 않음을 깨달았다. 직업이 마음에 들면 성격이 안 맞고, 성격이 맞으면 가정환경이 안 좋고…. 직업 하나만으로 상대를 선택하려니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게다가 그들도 자신의 직업과 사회적 지위에 자부심이 있어서였는지 그녀만큼이나 콧대가 높았다. 그녀는 “그들이 나를 평생 아껴주고 사랑해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남자의 직업이 전부가 아니란 걸 알게 된 즈음에 그를 만나게 됐다.
♥그가 가진 내면의 미덕을 볼 줄 아는 그녀를 만났다.
그는 명문대 출신도 아니었고 집안이 좋은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부모님이 임대업으로 재산을 어느 정도 모았고 이를 밑천 삼아 형님과 함께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학력이나 직업은 평범했지만 그에게는 좋은 점이 있었다. 배우자를 찾는 기준이었다. 그는 이 험난한 세상을 행복하게 살려면 배우자가 착하고 건강한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조건 좋다고 더 행복하다는 보장은 없다.
퀸카와 평범남. 세상의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 두 사람은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이었다. 하지만 조건 좋은 남성의 허상을 보고 실망하던 그녀는 진국 같은 그의 성격에 푹 빠지게 됐다. 잘난 여성들은 다 조건만 본다고 생각했던 그의 마음에도 결혼의 본질과 행복의 조건에 대해 고민하던 그녀가 점점 들어오기 시작했다. 몇 달 후 그들은 결혼을 했다. 지금은 허니문 베이비인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다. 만약 이들이 조건에 얽매였다면 서로를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결혼의 행복이 외형적 조건에 달려있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도 나만큼은…”이라는 생각으로 더 좋은 결혼상대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하지만 뭐가 더 좋다는 것일까. 대학원 나온 사람이 대학 나온 사람보다 결혼생활을 더 잘한다는 보장도 없다.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을 돈으로 살 수는 없다.
얼굴 못생긴 건 결혼식 30분만 참으면 된다. 상대와 나이 차가 커도 언젠가는 함께 늙는다. 돈이 좀 모자라다면 적게 벌고 적게 먹자. 조건에서 자유로워지는 만큼 행복에 더 가까워지기 마련이다.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