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옥전고분군 발굴로 동아시아 고대사연구에 획기적인 기여
경상대 박물관 개관 30주년 기념 현판식 모습.
[일요신문] 국립 경상대학교(GNU·총장 권순기) 박물관(관장 조영제 사학과 교수)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21일 박물관 현판 제막식과 30주년 기념전시를 개최했다.
현판 제막식은 이날 오후 2시 중앙도서관 1층에서 권순기 총장, 박물관 운영위원, 초청 졸업생, 재학생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걸린 현판의 글씨는 은초 정명수 선생의 작품이다.
이어 오후 2시 30분 박물관 6층에서 박물관 30주년 기념전시 개막식이 진행됐다.
내빈 소개, 박물관장 인사말, 총장 축사, 운영위원 축사, 테이프 커팅, 전시 설명 등의 순으로 30분간 이어졌다.
이후 오후 3시부터는 박물관 자료실에서 박물관 30년 영상물 상영과 간담회가 열렸다.
1984년 7월 6일 개관한 경상대 박물관은 지난 30년 동안 박물관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유적조사와 서부경남 지역의 선사 고대 문화의 연구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개관 당시 소장 유물이 100여 점에 불과했던 것이 지금은 1만 3000여 점의 발굴매장문화재를 관리하는 명실상부한 거점국립대학의 박물관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노력은 ‘박물관 신축’이라는 결과로 이어져, 머지않아 선사~근대를 아우르는 서부경남 최대의 종합박물관이 대학 내에 문을 열 예정이다.
경상대 박물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시 테이프 커팅식 장면.
경상대 박물관이 개관할 당시 서부경남지역의 선사 고대 역사는 거의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을 정도로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개관과 함께 시작된 박물관의 서부경남 일대 유적조사는 지역사를 재정립한 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진주 지수, 마진리, 내촌리 등에서 발견한 구석기 유적은 그동안 ‘서부경남에는 구석기유적이 없다’는 일설을 뒤집는 남강유역 최초의 발견이었다.
또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 학생의 제보로 확인된 거제 대포 패총은 신석기시대 전시기 동안 사용된 중요한 유적으로 지역사를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했다.
아울러 남강유역의 사천 본촌리, 대평 옥방, 산청 옥산리, 사천 방지리 등에서 진행된 청동기시대~초기 철기시대 유적의 발굴조사 자료는 남강유역 청동기문화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경상대 박물관의 조사연구의 가장 큰 성과로는 산청 생초고분군에서 의령 예둔리 유적까지 이어지는 남강유역의 가야유적 조사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합천 옥전고분군의 조사는 문헌에만 전해져 오던 ‘다라국(多羅國)’의 실체를 밝혀 동아시아 고대사를 연구하는데 획기적인 기여를 했다.
최근 경상대 박물관은 박물관 신축에 즈음해 지난 30년 동안의 연구성과를 정리하고, 그 성과를 지역민들과 공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진행 중인 박물관 문화교육은 재학생뿐만 아니라 지역 학생들에게도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조영제 경상대 박물관장은 “그동안 박물관은 대외적인 활동보다는 내실을 다지기 위해 자료수집과 고고학적 조사연구에 몰두해 왔다. 이제 박물관이 신축되면 우리 지역의 조사연구 활동과 더불어 그 성과를 지역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라며 신축박물관의 새로운 운영 방안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