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사람 만난다고 ‘다 내 탓이오’
키 작은 남자와 못생긴 여자가 만났다. 외모로만 따진다면야 두 사람 다 그리 좋은 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가는 생각하지도 않고 상대의 결점만 먼저 보기 마련이다.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두 사람은 결국 “키는 작아가지고…” “못생긴 주제에…”라는 생각에 최악의 인상만 주고받은 채 헤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게 두 사람의 진짜 모습은 아니었다. 사실 키 작은 남자는 예의 바르고, 유머러스한 사람이었으며 못생긴 여자는 보기 드물 정도로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 두 사람이 첫 만남의 느낌에 좌우되지 않고 몇 번만 더 만났더라도 상대의 장점을 볼 수 있었을 것이며 좋은 결실을 맺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두 사람은 상대에게 기분 나쁜 기억만을 주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건 상대가 마음에 안 든다고 입 꾹 다물고 화난 표정으로 앉아만 있는 사람이다. 필자가 과거 대학 후배에게 한 여성을 소개해줬던 경험을 예로 들겠다. 필자가 주선한 자리에 나온 여성은 후배에게서 잘난 면모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서였는지 처음 한 시간 동안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으려 했다. “집은 어디세요”하고 물으면 내키지 않는 듯 뜸들이다가 “역삼동이요”라고 퉁명스럽게 내뱉질 않나, “그럼 ○○고등학교를 나오셨겠군요”라는 질문에 그저 고개만 까딱하고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질 않나…. 남녀가 누군가의 소개로 처음 만난 날 아무 말 없이 마주 앉아 있다는 게 얼마나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일인가.
후배는 그 자리를 마련해준 필자의 성의를 봐서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대화를 이어가려 노력했지만 그 여자는 ‘혼자 잘 해봐라’는 식의 떨떠름한 표정으로 앉아만 있었다. 만남 이후 “내가 자꾸 말을 시키니까 자기가 마음에 들어서 그런 줄 알고 콧대를 세운 그 도도함이란…”이라며 혀를 차던 후배는 개념 없는 그녀에 대한 분풀이를 내게 해댔다. 과연 그런 여자를 사랑할 남자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람과의 만남, 특히 결혼을 전제로 한 남녀의 만남엔 성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싫은 사람을 억지로 좋아하는 척 하거나 잘 보이려고 노력하라는 뜻은 아니다. 최소한 웃는 얼굴로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대화를 나누려는 노력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인물 좋고 여러 조건이 괜찮은 남자가 있다. 그 역시 여자의 인물을 따지고 높은 학력을 원하는 등 욕심 많은 남자다. 그런데 그는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주의 깊게 여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열심히 대화를 하고 음식값도 항상 자기가 지불하는 그런 사람이다. 그는 예의를 지킴으로써 스스로를 인기 있는 남자로 만들었다.
그가 첫 만남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려는 것은 예의 차원이기도 하지만, 첫 인상은 그다지 믿을만한 것이 못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인기남’인 덕분에 많은 여자들을 소개받아온 그 남자는 “처음 만날 땐 상대 여성의 단점이 먼저 눈에 띄지만 자꾸 만날수록 장점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그는 마음에 쏙 드는 여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만남의 법칙을 알고, 필요한 안목을 가졌기 때문이다.
‘왜 이상한 사람만 만나게 될까’ ‘왜 나만 연애를 못하는 걸까’같은 고민을 한다면 그동안의 만남의 방식을 한번 되돌아보기를 권한다. 상대의 흠집만 먼저 보는 건 아닌지, 나만 잘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를 되짚어보라. 거기에 해답이 있을 것이다.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