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도 좋아하므니다”
▲ 일본 연예인 히토미의 임신누드. | ||
같은 시각 도쿄 아오야마에 위치한 촬영 스튜디오. 카메라맨의 앞에 30대 중반의 여성이 올 누드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프로 모델이 아닌 임산부다. 촬영을 끝낸 임신 9개월의 A 씨에게 촬영 동기에 대해 묻자 “이전부터 데미 무어 같은 할리우드 배우들의 마터니티 누드(임신부 누드)를 보고 예술적이고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그 후 임신 중에 히토미의 누드집을 보고 ‘지금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대답했다.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를 찾는 임부들은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지만 70% 정도가 30대다. 현재 일본의 출산율은 계속해서 떨어지는 추세이고 초산 연령은 16년 연속 상승 중이다. 많은 30대 여성이 초산을 최후의 출산이라는 마음으로 임신 중의 모습을 남겨두려고 하는 것이다.
촬영을 희망하는 임신부 중에는 임신 9~10개월의 여성이 많다. 히토미의 누드도 임신 9~10개월 때의 사진이다. 그 이유에 대해 산부인과 토보 클리닉원장은 “출산이 가까워지면 태반 호르몬 등의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피부와 머리카락이 윤기가 나기 시작한다. 이때가 여성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누드 붐에 대해 일본인 남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촬영을 끝낸 A 씨의 남편은 “보통의 누드라면 반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위한 기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거부감이 없었다. ‘함께 찍을까’라고 말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세이신 여자대학 사회심리학과 스기와라 겐스케 교수는 “임신한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에 안심하고 전라로 될 수 있다”며 “그런 부인을 아이와의 기념사진이라고 이해해주는 남성이 생겨나는 것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제는 출산의 고통을 함께하고 ‘임신부 누드’에 협력하지 않으면 신세대 남편이라고 불리지 못하는 시대가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