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가스 배출장치 작동 여부 쟁점…안전관리 부실 의혹
숨진 연구원은 현대차 남양연구소 소속 책임연구원 2명(45세, 38세)과 협력업체 소속 연구원(26세) 1명이다. 이들은 발견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사망했다. 사고 당시 연구원들은 차량 1대가 들어갈 수 있는 밀폐된 실험실에서 GV80 차량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었다. 이들은 낮 12시 50분께 테스트를 시작했으나, 예정된 시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아 동료 직원이 확인에 나섰다가 사고를 발견했다.
복합환경챔버는 극한환경에서 차량의 성능과 내구성을 검증하는 공간이다. 한 대의 차량이 들어가는 규모의 이 시설에선 온도, 습도부터 진동, 빛 노출까지 다양한 조건을 구현해 차량의 한계를 시험한다.
사고 현장인 울산공장 시험장의 환기시설 작동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테스트 중이던 차량의 배기가스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며, 현대차와 경찰은 배기가스 배출시설 고장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실험실 내 배기가스 배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보내 작업을 중지시켰으며,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대차에서 발생한 세 번째 사망사고다.
현대차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사고 원인을 신속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