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바로잡자” vs “누굴 앉히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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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창설된 국기원은 지난 2008년 6월 발효된 태권도진흥법에 따라 법정법인 전환을 추진하던 중 찬반으로 나뉜 이사회 내부 대립으로 표류하기 시작했다. 국기원을 법정법인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국기원이 정부 통제를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에서는 과거 비리 전력자를 국기원 임원 인사에서 배제하기 위해 정관에 ‘결격 사유가 있는 임원은 새 정관 시행과 동시에 퇴임한다’는 부칙 삽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측의 이런 방침에 대해 국기원 일부 이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국기원 이사들은 정부 방침이 문광부와 갈등을 빚었던 일부 이사들을 몰아내기 위한 것이라며 법정법인화를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에 대해 문광부는 현 국기원 이사 중 절반이 넘는 이사들이 공금횡령, 폭력 등의 전과자들이라며 이런 사람들은 국기원 임원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에 있는 인물은 얼마 전 국기원 원장에 오른 이승완 원장이다. 이 원장은 1978년 국산 양주협회 회장을 맡는 등 ‘주먹 세계’와도 인연이 있던 인물이다. 이 원장은 또 1987년 ‘통일민주당 창당방해 사건(일명 용팔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는가 하면 호국청년연합회 총재를 지내기도 했다. 이 경력은 현재까지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는 이런 경력의 이 원장이 국기원 원장에 오르는 것을 반대해 왔으나 결국 얼마 전 이 원장은 국기원장에 취임했다. 국기원 측은 지난해 12월 이 원장이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서울태권도협회 승단비 착복 혐의로 조사를 받았는데, 이는 이 원장을 제거하기 위한 문광부의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기원 일각에서는 정부가 유인촌 장관과 친분이 두터운 인물을 국기원장에 임명하려 한다는 루머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문광부 측은 “국기원의 각종 비리가 도를 넘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으려 하는 것이지 누구를 국기원장에 앉히려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는 법정법인화를 반대하는 세력에서 퍼뜨리는 악의적인 루머”라고 말했다.
박혁진 기자 ph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