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대신 몸으로 땜빵
주거의 형태는 다양하다.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는가 하면 형편에 따라 전세, 월세 등의 형태로 주거하기도 한다. 그런데 집세 중에는 ‘몸세’라는 것도 있다. 돈으로 집세를 내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집세를 내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잠자리를 제공받고 돈 대신 섹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본질적으로는 ‘스폰서’의 형태와 비슷하다. 남성이 집을 얻어주고 그곳에서 사는 것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세’의 경우 스폰서보다는 좀 하위의 개념이다. 스폰서는 명목상으론 ‘너를 사랑하고 너와 함께 있고 싶어서 너에게 집을 얻어주는 것’이지만 몸세는 ‘네가 월세를 낼 수 없으니 몸으로 대신하라’는 것이다. 전자에는 ‘사랑’이란 핑계가 준비돼 있지만 후자는 ‘성매매’나 아무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실제 이렇게 살아가는 여성이 있다고 한다.
“호프집을 운영하면서 제법 돈을 번 친구가 있는데 어느 날 그가 나에게 ‘몸세’를 받으니 즐겁다고 했다. 무슨 얘긴지 물어봤더니, 아르바이트 학생 중에 시골에서 올라와 마땅히 잘 데도 없고, 방 얻을 돈도 없다고 하기에 방을 얻어주고 월세로 매주 두세 번 정도 성관계를 한다고 했다. 여자 애도 워낙 끼가 있고 밝히는 아이라 적극적으로 응해준다고 했다. 주변에서는 모두 부러워했다. 3류 소설 같은 것에나 나올 것 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성매매는 유흥가 근처에선 예전에도 없지는 않았지만 최근 들어선 ‘얹혀살기’ 형태로 조금 더 늘어난 경향이 있다고 한다. 불황의 한파가 깊어진 유흥가의 또 다른 자화상으로 보여 씁쓸하기만 하다.
구성모 헤이맨뉴스 대표 heymantoday@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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