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팬티 입고 털면 안잡힌다’ 속설 믿고…헉!
도둑은 허리춤을 잡히고도 탈출에 필사적이었다. 결국 도둑의 격렬한 몸부림에 김 씨가 잡고 있던 도둑의 허리띠가 풀리고 말았다. 그런데 허리띠가 풀리는 순간 도둑이 입고 있던 바지와 속옷이 훌러덩 벗겨졌다. 바지가 벗거지면서 도둑도 반 나체 상태로 창문밖으로 떨어졌다. 하반신이 노출된 도둑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그길로 줄행랑을 쳤다. 김 씨는 반 나체가 된 도둑이 멀리 가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뒤를 쫓았지만 이미 도둑은 자취를 감춘 뒤였다.
김 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김 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벗겨진 도둑의 하의들을 살펴봤다. 그런데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집주인 김 씨가 목격한 도둑은 분명 중년의 남성이었는데 벗겨진 것은 여성용 속옷이었던 것이다.
속옷에는 도둑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액과 체모가 남아있었다. 경찰은 속옷에 남아있던 체액 등을 채취해 국과수에 의뢰했다. 그 결과 절도 전과 8범인 황 아무개 씨(63)가 용의자로 지목됐다. 용의자를 특정한 경찰은 3개월의 추적 끝에 지난 12일 황 씨를 특수절도 혐의 등으로 검거했다.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도둑들 사이에 ‘여자 속옷을 입고 다니면 걸리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잡히지 않는다는 속설을 믿고 여성용 속옷을 착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변태도둑 황 씨가 화려한 언변과 통 큰 씀씀이로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동네스타’였다는 사실이다. 황 씨는 도둑질을 한 돈으로 화려한 동네인기스타 행세를 하면서 대부분의 돈을 유흥비로 탕진했다.
경찰 관계자는 “황당하게도 황 씨는 검거 당시에도 여성용 속옷을 챙겨 입고 있었다. 또 다른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어 여죄를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