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무혈입성’ 이유 있었네
[일요신문] ‘사전 낙점’ 논란 속에 제12대 전국은행연합회장에 선출된 하영구 회장이 예상과 달리 별다른 소동 없이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어 은행권을 놀라게(?) 하고 있다. “낙하산 결사반대”를 외치던 은행연합회 노조는 어찌된 일인지 하 회장의 ‘무혈입성’을 허용했고, 취임 20일이 넘도록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영구 회장
이와 관련해 은행권에서는 은행연합회의 ‘신용정보집중’ 기능을 금융당국으로 이관하려는 움직임을 막는 데 하 회장의 탁월한 정치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잇달아 발생한 금융사 개인정보유출 재발을 막기 위해 ‘신용정보협의회’를 신설해 은행연합회가 맡고 있는 신용정보집중 기능을 이전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사 고객의 개인정보는 금융회사들이 빅데이터를 통한 마케팅이나 고객신용분석 등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연합회가 갖고 있는 강력한 기능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금융위는 현재 이와 관련해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하지만 국회통과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나 오비이락 격으로 해당 법률 개정안은 하 회장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 5일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도 상정됐지만 몇몇 의원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통과가 무산됐다. 이번 법률안 통과를 막기 위해 하 회장이 움직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은행권과 은행연합회가 그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영복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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